뇌출혈 투병 천경자 화백의 그림 나들이

입력 2010.10.27 (22:16)

<앵커 멘트>

꽃과 여인의화가죠.

천경자 화백이 4년 만에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드로잉 하나하나에 힘과 특유의 신비함이 살아있습니다.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신비로운 자태의 여인과, 꽃, 그리고 두 마리 강아지.

화려하고 이국적인 모습이지만 눈동자엔 어딘지 모르게 짙은 우수가 깃들어 있습니다.

펜으로 거칠게 그려낸 밑그림에 고운 돌가루 물감을 입혀 완성한 이 작품,

천경자 화백이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녹취>천경자(1995년 인터뷰) : "아, 이 그림은 참 괜찮구나 하고 기쁨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럴 때 벽에 걸어놓고 말해요. 거기 있는 여성하고요."

전쟁 중이던 지난 1951년 부산 피란 시절에 그린 뱀 그림과,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 깊은 61년 작품 '전설', 작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은 천경자 화백이 드로잉에 얼마나 천착했는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세기의 배우 그레타 가르보를 두 눈으로 응시하는 이 드로잉은 작가가 다른 수채화보다 더 아끼는 작품입니다.

90년대 중반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뒤 지난 2003년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중인 천경자 화백.

자신이 직접 소장한 작품 40여 점으로 4년 만에 고국 땅을 찾았습니다.

<인터뷰>김기봉(갤러리 대표) : "밑작업을 봄으로써 그 사람의 정신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게 다른 전시하고 틀린 것 같습니다."

올해 87살의 노 화백은 전쟁 통에 부산의 작은 다방에서 전시회를 열었던 고마운 인연에 보답하는 뜻으로 이번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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