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충 또 절충…막바지 치닫는 FTA 협상

입력 2010.12.02 (06:25)

수정 2010.12.02 (13:27)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쟁점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협상이 이번에도 당초 타결목표로 세웠던 데드라인을 맞추기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각각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당초 협상 마지막날로 정한 1일 오전 일찍부터 오후까지 모두 4차례 공식회의와 수시 접촉을 갖고 일괄타결에 나섰으나 최종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회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키로 하는 등 한미 FTA 추가협상이 1차 협상 때처럼 막바지 진통을 겪으며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결렬'을 선언하기보다는 "이번에는 타결지어야 한다"며 인내심을 갖고 타협점을 찾는데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2일 협상에선 최종합의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양측 대표단은 회의가 끝날 때마다 수시로 워싱턴과 서울의 본부에 진행상황을 보고하고 훈령을 받아 이를 토대로 다시 상대방과 접촉을 벌이고 있어 이미 어느 정도 견해차를 좁혔고 최종 결단만 남겨 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날 논의가 길어지면서 새벽 4시까지 마라톤 협상을 벌였던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에는 전날보다 1시간 30분 이른 오전 8시30분부터 만나 협의에 착수하는 등 타결을 향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의욕적인 출발과 대조적으로 김 본부장은 1시간10분여만에 회의장을 빠져나왔고, 나오자마자 담배부터 찾아 협상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어 그는 협상전략에 대한 `보안'을 위해 회의장 겸 숙소인 호텔을 떠나 인근 모처에서 서울에 협상 결과를 보고하고 미국 측에 제시할 협상카드를 숙의했다.

오전 11시를 넘어서 다시 한국 대표단이 회의장에 들어서며 2차 회의가 속개됐으나 이번엔 30분여만에 미국측 대표단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김 본부장은 취재기자단이 `식사나 같이 하자'고 제안하자 "밥 먹을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보고를 위해 다시 호텔 인근의 모처를 향해 황급히 발길을 돌렸다.

한참 뒤 호텔로 돌아온 김 본부장은 협상 타결 전망을 묻는 질문에 "보따리를 쌌다가 풀었다"며 일정을 연장해서라도 협상을 타결지을 생각임을 내비쳤다.

김 본부장은 또 "저(미국) 사람들도 나보고 참 질긴 사람이라고 할 것"이라면서 "나도 속으로 저 사람들 참 질기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양측간에 벌어지고 있는 지루한 공방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오후 들어 양측은 한동안 공식 회의가 없다가 오후 4시30분과 오후 5시30분에 잇따라 공식 회의를 가졌으나 회의시간은 각각 10분, 30분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서로 `마지막 카드'를 주고 받은 게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다 합의될 때까지 합의된 게 아니다"며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커크 대표도 협상과 관련해서는 "계속 협의중"이라는 언급만 한 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었다.

김 본부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확대 문제와 관련, "오늘도 쇠고기 문제는 논의가 안됐다. 할 생각도 없다"며 논의 자체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어제 새벽 4시까지 협상을 벌였는데,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고 하더니 어느 정도 진척을 봤다"며 이날도 데드라인인 자정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새벽까지 계속 협상을 벌일 것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당초 이런 기세와 달리 대표단은 오후 9시께 "오늘은 더이상 협상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며 회의 일정을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고 취재기자들에게 알려왔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더이상 진척이 없자 시간을 갖고 머리를 식힌 뒤 협상을 속개하자는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다른 일부에선 "상당 정도 의견접근을 이뤘고 최고 수뇌부의 결단만 남겨 놓은 것"이라고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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