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생사 엇갈린 안동의 ‘스타 한우’

입력 2010.12.07 (22:19)

<앵커 멘트>

애지중지 자식처럼 키운 소와 가슴 아픈 '이별'을 할 수 밖에 없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구제역'때문인데 때론 간발의 차로 운명이 엇갈리기도 합니다.

김재노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동의 '워낭 소리'로 불리는 황소 '와룡'이가 주인 정봉원 할아버지와 밭을 갑니다.

와룡이가 정 할아버지와 호흡을 맞춘 지도 무려 20여 년, 와룡이의 충직함이 널리 알려지면서 와룡이는 안동판 '워낭소리'라고 불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외양간에는 빈 멍에와 수레만이 '와룡이'의 빈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구제역이 퍼지면서 와룡이가 살던 마을의 소들도 모두 매몰처리됐기 때문입니다.

20년 넘게 가족같이 지내온 주인 할아버지는 마음을 추스리지 못합니다.

<인터뷰> 정봉원(안동시 북후리) : "잠이 안와요. 어제 저녁에도 밤새도록 잠 못잤어요. 아직 소가 있는 것 같아."

반면에 와룡이와 인기 경쟁을 벌이던 몸무게 1,300킬로그램의 슈퍼황소는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씨 수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두 달 전 안동에서 대구로 팔려갔기 때문입니다.

한우 2백 마리를 모두 매몰처리해야 했던 슈퍼 황소의 전 주인은 슈퍼 황소가 살아남은 데서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재복(안동시 서후리) : "안타깝지만은 그나마 그 한마리라도 살아서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지난달 29일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은 오늘 또 27km나 떨어진 영양에서도 발생하면서 매몰 처분 대상 지역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재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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