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정, ‘믿음으로’ 정규리그 데뷔승

입력 2010.12.15 (19:31)

수정 2010.12.1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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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24-24에서 지던 팀이었는데, 접전 끝에 이겼다는 게 기분 좋습니다. 오늘은 ’침착하게 한다’는 전술로 경기에 나섰습니다"



15일 프로 사령탑으로서 정규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이끈 여자배구 GS칼텍스의 조혜정(57) 감독은 발갛게 상기된 얼굴에 한가득 미소를 머금고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오늘은 ’침착하게 한다’는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세터 이숙자에게 ’너랑 나만 침착하면 이긴다’고 말했다"고 했지만,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지 조혜정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칭찬과 승리의 의미를 즐거운 표정으로 길게 설명했다.



조 감독은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 중 최초로 여성 사령탑에 오른 주인공이다.



선수 시절 164㎝의 단신에도 `나는 작은 새’로 불리며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때 한국 구기 사상 첫 동메달을 이끌었던 조 감독은 지난 4월 GS의 지휘봉을 잡아 이날 흥국생명과 정규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8월 컵대회에서 이미 데뷔전 승리를 거둔 바 있지만, 정예 선수들이 격돌하는 정규리그에서는 이날이 첫 승리였다.



조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경기 전 긴장을 푸는 게 고민이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긴장이 안 되더라. 오히려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 긴장하려고 명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첫 세트를 내주고도 3-1 역전승을 거둔 조 감독은 "처음엔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는데, 선수들이 노련하다 보니 바로 회복할 수 있었다"고 총평을 내리면서 "첫 세트를 내주고는 조금 긴장했지만 ’김호철 감독(현대캐피탈)도 졌는데’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렸다"며 웃었다.



이날 GS칼텍스를 역전승으로 이끈 조혜정 감독의 비결은 역시 ’세심한 믿음’이었다.



조 감독은 "선수들에게 믿음이 있어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다"면서 선수 한 명씩을 칭찬했다.



이날 다소 미흡한 활약을 보인 외국인 선수 제시카(브라질)에 대해서는 "어리고 긴장을 많이 해서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자기 역할을 잘 해줬다"면서 "경기 전에 ’브라질이 세계 여자배구 최강이다. 브라질 배구를 보여 줘라’고 말해 사기를 북돋웠다"고 말했다.



또 센터에서 레프트로 자리를 옮겨 5득점에 그친 배유나에 대해서도 "연습할 때 터치아웃을 시키는 능력은 기가 막혔다. 몇 년 만에 레프트로 돌아온 터라 익숙하지 않았겠지만 ’오늘 역할은 충분히 했다.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고 말해줬다"고 칭찬했다.



팀 전체적으로도 "늘 24-24에서 지던 팀인데 이겼다는 게 기분 좋다. 한 번 이기면 앞으로도 계속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찾았다.



조 감독은 그러나 "첫 승리를 올렸지만 기쁨을 나눌 만한 시간은 없다. 내일 하루 쉬게 할까 고민했지만, 일요일에 바로 현대건설과 시합이 있는 만큼 오늘 하루만 선수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 주고 내일부터는 다시 다잡을 생각"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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