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최신 외제차는 주행거리 조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으로 손쉽게, 중고차 삼백 대의 주행거리를 조작해온 업자, 수입차 딜러들이 붙잡혔습니다.
최형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하주차장으로 고급 외제 승용차가 들어옵니다.
곧이어 한 남성이 차로 다가가더니 무언가를 만지작거립니다.
주행거리 조작에 앞서 차량 계기판을 떼내기 위한 준비 작업입니다.
39살 김 모 씨 등 3명은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고급 외제차의 주행거리를 전문적으로 조작해왔습니다.
고급 외제 승용차에는 주행거리 조작을 막는 프로그램이 깔려있었지만 이들에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한 겁니다.
<녹취>강ㅇㅇ(주행거리 조작업자) :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습니다. 그냥 여러 번 시도해보다 (조작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이들의 고객은 주로 외제 중고차 딜러들, 대당 백30만 원을 주고 주행거리를 수천에서 수만km씩 낮췄습니다.
이렇게 주행거리가 조작된 외제 중고차는 적정 시가보다 천 만원 가량 비싼 가격에 팔려나갔습니다.
<녹취>중고차 매매업체 관계자 : "5,6천 킬로미터를 조작해도 새 차 같은 경우는 금액 차이가 꽤 나게 되죠."
경찰은 3백 대가 넘는 수입 중고차의 주행거리를 조작한 혐의로 김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조작을 의뢰한 딜러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경찰은 또 다른 딜러 백여 명이 김 씨의 계좌에 3백 차례나 돈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중고차 딜러를 상대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