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구제역이 빠르게 번지면서 방역 요원들, 마치 전쟁을 치르듯 구제역 퇴치 활동을 하고있는데요.
매서운 추위와의 싸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송승룡 기자가 이들을 동행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명품 한우 산지인 강원도 횡성으로 가는 길목 방역초소입니다.
추위가 얼마나 매서운지 소독약 살포기가 얼어붙었습니다.
<녹취>임도승(방역 요원):"여기까지 열선이 와 있걸랑요. 노즐이 이 안에서 얼었어요."
뜨거운 수증기를 분사한 지 1시간여 만에 겨우 막힌 관이 뚫립니다.
그런데, 이번엔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차량들이 살포기를 통과하기가 무섭게 멈춰서는가 하더니, 가드레일에 부딪히기까지 합니다.
<녹취>운전자:"약을 뿌려가지고, 얼어서 앞이 보이질 않으니까, 갈 수가 없잖아요."
자정 무렵, 군 청사는 불빛이 환합니다.
상황실에는 전화가 끊이질 않습니다.
<녹취>"생석회하고, 보온 덮개하고..."
6개 반 40여 명의 인력이 벌써 나흘째 뜬 눈으로 밤을 지샙니다.
<녹취>권형석(횡성군 구제역 상황실장):"영하 5도를 넘어가면, 빙판길 위험이 있으니까, 거기는 분무 소독을 중단하고..."
자정이 넘자, 초소의 방역 요원들은 몸이 거의 얼어붙을 지경입니다.
차갑게 식은 어묵 한 숟갈로 허기를 때웁니다.
<현장음>"맛있게 먹어!"
난롯불에 잠깐 몸을 녹인 뒤, 다시 밖에 나가 교대합니다.
이곳 방역 초소에서는 구제역뿐만 아니라, 추위와도 싸워야하는 힘겨운 사투가 밤새도록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느새 날이 밝고, 밤샘 근무를 한 방역 요원이 아침 근무조와 교대합니다.
<녹취>석무철(방역요원):"춥지요. 추운데, 이렇게 고생하더라도 구제역이 안 왔으면 좋겠습니다."
매몰 처리, 방역작업, 초소 근무 등 위기에 처한 국내 축산업을 지키려는 방역요원들...
눈에 보이지 않는 구제역 바이러스와 큰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승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