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원산지 단속 ‘눈가리고 아웅’

입력 2011.01.25 (23:53)

<앵커 멘트>

설 명절을 앞두고 수산물의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에 대해 특별 단속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과연 소비자들은 차례상에 올릴 생선과 건어물의 원산지를 믿고 살 수 있을까요?

전주의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오중호 기자?

<질문> 원산지 표기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현장에 다녀왔다고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몰래카메라를 들고 수산물 시장을 찾아 원산지를 확인해봤습니다.

이곳은 서해안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백 곳 넘는 가게가 즐비합니다.

상인들이 내놓은 생선과 건어물의 원산지는 대부분 국산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한 건어물 가게의 박대포도 모두 국산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다른 생선 가게의 갈치는 아예 원산지 표시가 없습니다.

상인에게 직접 원산지를 물었습니다.

<녹취> 생선가게 상인: "(국산이에요?) 국산요. 여기서 손질해서 가져가면 되는데..."

1시간 뒤쯤 단속반원들과 함께 다시 수산물 시장을 찾았습니다.

상인들은 허둥지둥 원산지 푯말을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모두 국산으로 표기돼 있던 박대포는 절반 정도가 중국산으로 표기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아무 표시가 없던 갈치의 원산지도 어느새 일본산으로 표시될 정도로 원산지 둔갑은 공공연한 비밀였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현장에서 위반 사례가 몇 건이나 적발됐나요?

<답변>

네 이상하게도 단 1건도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단속반과 함께 백 곳 넘는 가게를 두루 돌며 30분 넘게 동행 취재를 했습니다.

하지만 단속반은, 바로 눈 앞에서 원산지 위반 사실을 알아차리고도 적발하지 않았습니다.

단속반은 재래시장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할 때 대체로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적발하지 않았다고 해명합니다.

<녹취> 단속반원: "재래시장 봤을 때는 이 정도면 보통 한 80% 이상이면 잘한다고 그러는데 이 정도면 굉장히 잘하는 거에요."

봐주기식으로 단속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 시장은 지난 추석 이후 넉 달 동안 단 1차례도 적발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설을 앞두고 다음달 7일까지 자치단체와 합동으로 특별 단속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허술한 단속으로 원산지 표시 위반이 근절되지 않다 보니 소비자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전주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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