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경 모범 부대 “이런 사고 예방법 어떤가요?”

입력 2011.01.27 (14:22)

전.의경 부대 내 구타 및 가혹행위가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가혹행위 등 사고 없는 '모범부대'의 무사고 예방법이 눈길을 끈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 169방범순찰대(방순대)는 지난해 10월31일 기준으로 5년(1천825일)간 부대 내에서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로 말미암은 사고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신입 대원들에게 가고 싶은 선망의 부대로 통하는 이 부대는 지난해 12월22일 전국 86개 방순대 가운데 '무사고 으뜸부대'로 선발돼 지난 4일 현판과 격려금 100만원을 받았다.

구타나 가혹행위 사고가 없는 이 부대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구타의 원인이 되는 대원들의 암기사항부터 모두 없앴다.

경찰서 정문을 통과하는 간부 차량을 알아채지 못해 인사를 못한 신입 대원이 선임에게 맞는 부대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169방순대에는 직원 차량 번호를 외우거나 인사를 하지 않도록 했다.

대신 직원 차량에 출입증 스티커를 붙여 식별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또 선임의 이름.기수 암기를 금지하는 대신 부대 안에서 입는 대원 활동복에 이름, 소속, 기수를 표기한 명찰을 달아줬다.

또 근무태만 등 문제가 있는 대원에게 감점을, 선행을 하면 가점을 줘 외출 등의 혜택을 주고 내부반에서 옥상이나 계단 등으로 통하는 길목 3곳에 CCTV를 설치해 행정반에서 24시간 모니터링 하도록 했다.

김용수(54) 성남수정서장은 "대원들의 실생활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구타사고를 막을 수 없다. 서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천경찰서 149방순대도 지난해 10월말 기준 경기지역 방순대 10곳 가운데 방범실적과 집회.시위 근무, 형사범 검거실적, 자체사고예방 등 4개 평가항목에서 고루 1~2위로 평가받아 모범 부대로 통한다.

지난 2008년 5월 외박을 나간 대원 한 명이 술자리 폭행사건에 연루된 후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다소 삭막하게 비쳐질 수 있지만 스스럼없는 어깨동무와 같은 사소한 접촉까지 대원들간 신체 접촉을 금지했다.

선임의 이름이나 기수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행정반 복도에 81명 모든 대원의 사진과 이름, 기수를 적은 현황판을 달아 복도를 오가며 익히도록 했다.

또 여가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동아리 활동도 장려했다.

대원들 상당수가 고학력자라는 점에 착안해 영어에 능통한 경찰관을 강사로 매주 1~2회씩 부대 여건에 맞게 TOEIC 강의를 하고 있다.

이밖에 경찰관을 꿈꾸며 의경으로 입대한 대원들에게 제대 후 경찰관 시험에 대비해 형법 강좌도 마련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49방순대 장휴영(경위) 행정반장은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구타.가혹행위는 대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이 지난 26일부터 부대 전입 6개월 미만 전.의경을 상대로 소원수리를 받고 나서자 일선 부대가 술렁이고 있다.

경기청 소속 A 의경은 "규율확립 차원에서 후임에게 소양교육을 한 것이라서 문제될 것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선임 대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지역 방순대에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소원수리 내용이 가혹행위로 확인되면 관련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하니 신경이 더 쓰이는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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