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몸 던지는 소방관, 지원은 허술

입력 2011.01.27 (22:11)

<앵커 멘트>



남의 목숨 구하자고 자기 목숨 거는 사람들, 바로 대한민국 ’소방관’ 얘깁니다.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지난 주말에는 고드름을 제거하던 소방관이 순직하기도 했는데요.



먼저 분,초가 ’긴장의 연속’인 소방관 24시간 김영인 기자가 밀착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뻘건 불길이 앞을 막아도, 시커먼 연기가 눈을 가려도, 소방관들은 물러설 수 없습니다.



불속의 갇힌 시민들은 일분 일초가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 현장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사람,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노인, 이 순간 소방관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인터뷰> 이용광(구로소방서 소방위) : "우리를 필요로 해서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데 마음좋게 기분좋게 편하게 가야죠."



소방관들은 만능 해결삽니다.



안에서 잠겨버린 문을 따주고, 엘리베이터에 갇힌 노인도 구해냅니다.



난데없이 가정집에 뛰어든 뱀이나 야생동물을 포획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합니다.



<인터뷰> 신고 주민 : "갑자기 당한 일인데 어디 연락할 데가 없고 119밖에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이렇게 시민들 안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다보니 정작 자신과 가족들을 돌아볼 틈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김현우(서초소방서 소방장) : "미리 1주일 전에 부모님께 설 용돈 드리고, 못 간다고 미리 얘기도 하고."



목숨을 내걸고 불구덩이속에 뛰어들며,소방관들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녹취> "소방관의 기도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질문> 지금 인터넷에선 성금을 모으자는 청원운동까지 진행중입니다. 임승창 기자, 어느정도는 예상을 했지만,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이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통계를 좀 볼까요.



지난 2005년부터 5 년 동안 각종 재난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이 모두 31 명입니다.



다친 소방관은 훨씬 많은데요,



보시는 것처럼 해마다 늘어나 이젠 한 해 3 백 명이 넘고, 5 년치을 합하면 모두 1,560 명이나 됩니다.



이렇게 국민들 안전을 지키다 다치는 소방관들 치료는 제대로 받아야겠죠. 현실은 어떨까요?



현장에서 다친 소방관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이 여성 소방관 얼굴에는 3년여 전 그 날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얼굴과 목에 화상을 입은 겁니다.



<녹취> 부상 소방관 : "뭐가 폭발하면서 연기가 나는데 한 번 열기가 확 지나간 것 같아요."



피부이식 수술만 3차례, 몇 번 더 수술을 해야 하지만 포기했습니다.



<녹취> 부상 소방관 : "치료를 하고 싶은데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큰 거죠. 지원이 안 되니까."



소방관들에게 일반 공무원과 같은 지원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윤근(소방방재청 후생복지계장) : "일반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연금법 적용해 3년 동안 치료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도재 소방관은 구조활동을 하다 무면허 음주차에 치였습니다.



왼쪽 무릎 아래를 잃었고, 오른쪽 다리는 감각이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친 지 벌써 3년 6개월, 치료비 지원이 끊겨 재활이 어려운 상탭니다.



<인터뷰> 이도재(경기도 부천소방서 소방장) : "물불 안 가리고 현장 활동을 하는데 이런 기간의 제한이 없다면 좀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죠."



<질문> 안타까운 현실은 또 있습니다. 임 기자, 몸 뿐 아니라 마음의 병을 얻는 경우도 허다하죠?



<답변>



네. 큰 사고나 재난을 경험한 사람들은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후유증을 겪게 되죠.



소방관들도 마찬가집니다.



김학재 기자가 소방관들의 정신적 고통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소방관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홍제동 화재참사.



10년이 지났지만 현장에 있었던 김철이씨는 아직도 악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녹취>김철이(은평소방서 대응관리과소방장) : "밀폐된 곳에서 공포감을 느끼고 비슷한 화재현장에 가면 움찔하고 움츠려들기도 합니다."



이같은 정신적 외상은 아찔한 화재 현장에 출동해야하는 소방관들 대부분이 겪고 있습니다.



<녹취>김준석(은평소방서 소방사) : "잘못했으면 죽을수도 있었겠구나하는 생각에 긴장이 계속되고 작은소리에도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처럼 동료 소방관이 죽거나 다치는 경험을 한 소방관중에는 60%가 불안증세를, 80%가 우울 증세를 보일 정도로 외상후 스트레스는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 니다.



<인터뷰>서호석(차병원 정신과 전문의) : "방치하면 알코올 중독이나 약물 중독에 빠질수있어 전문가 상담이나 인지 치료등 집중 관리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치료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박연수(소방방재청장) : "다친 소방관은 나을때까지 치료를 지원하고 순직할 경우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을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시달리다보니 소방관들 평균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약 80살 정도 되는데, 소방관들은 62살이 채 안 됩니다. 다른 공무원들보다도 상당히 낮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소방관이 대접받는 선진국, 특히 미국의 사례를 임장원 특파원이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소방관에 대한 대접은 화재 현장에서부터 각별합니다.



이렇게 음료와 과일을 실은 간식 차량이 따라 붙어 허기와 피로를 달래줍니다.



다치면 완치 판정이 나올 때까지 무기한 치료를 받습니다.



재정난이 최악인 요즘도 소방 장비에 쏟는 예산은 예외 없는 1순윕니다.



<인터뷰>아만도 로만(뉴저지주 소방국장) : "장비에 헛점이 있으면, 목숨이 위험해 집니다. 어떤 장비든 내구연한이 지나면 무조건 교체합니다."



24시간 소방서를 지키면 내리 사흘을 쉽니다.



주당 42시간 근무... 1년에 30일간의 휴가는 별돕니다.



이러다 보니, 직업 만족도가 성직자 다음인 2위...



존경받는 직업 조사에선 늘 최상위권에 머물며 ’영웅’으로 불립니다.



소방관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7년째 이어질 정돕니다.



<인터뷰>다렌 리버스(저지씨티 소방서장) : "아들이 대를 이어 소방관이 되는 경우가 상당수 있고, 3대가 내리 소방관인 경우도 있습니다."



사회적 존경과 그에 걸맞는 대우, 미국에서 소방관이 대를 잇는 직업으로 각광받는 이윱니다.



뉴저지에서 KBS 뉴스 임장원입니다.



곧 설 연휴지만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서럽기만 합니다.



내일 이슈앤 뉴스에서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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