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안 하면…” 177억 가로챈 가짜 무속인

입력 2011.01.27 (22:11)

<앵커 멘트>

현실은 가끔씩 소설보다 더 소설같습니다.

굿과 가짜 무당, 사별에 이은 재혼과 170억 원의 회삿돈 횡령이 등장하는 다음 사건이 바로 그렇습니다.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경리과장으로 일하는 53살 최모 씨는 지난 2007년 강남의 한 점집을 찾았습니다.

이른바 '동자보살'로 불렸던 51살 김모 씨는 최 씨의 남편이 전 부인과 사별한 뒤 최 씨와 재혼한 점을 이용해, 전 부인의 영혼을 달래주는 천도제를 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김수환(서울 중부경찰서 경제팀장) : "시부모와 친정어머니가 다치고 남편이 다치고, 기도를 멈추면 큰 재앙이 닥친다."

최 씨는 전 재산인 5억 원을 천도제에 바쳤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 씨는 이후로도 기도를 계속해야만 액운을 막을 수 있다며, 수백 차례에 걸쳐 거액의 돈을 계속 요구했습니다.

김 씨가 차려놓은 점집입니다.

김 씨는 이곳에서 무속인 협회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기도비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 씨가 3년 동안 김 씨에게 기도비로 준 돈은 무려 177억 원.

최 씨는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일하는 종합병원에서 172억 원을 횡령했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과장님들 외부로 나가셔서 파악중 이거든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무속인 행세를 하며 거액을 챙긴 김씨는 3년 동안 특급호텔에서 머무는 등 호화 생활을 해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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