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서울시가 6백년이나 된 성곽을 복원하고 있는데, 정작 오세훈 시장 ’관사’가 떡하니 가로막고 있습니다.
얼핏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죠?
김영인 기자가 속사정을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적 제 10호 서울성곽 위에 올라앉아 있는 이 집,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관사입니다.
시장 관사 아래쪽 성벽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풀과 이끼가 곳곳에 자라고 있고, 돌들이 풍화돼 이렇게 큰 구멍이 뚫린 곳도 있습니다.
성벽은 땜질 보수투성이지만 관사 정원 쪽에는 화려한 문양의 철제 난간이 세워져 있습니다.
<인터뷰> 지종학(풍수지리전문가) : "산이 계속해서 앞으로 흘러가는 능선 중심에는 건축물을 짓게 되면 (산의) 기가 계속 빠져나가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못한 곳입니다."
서울시는 지난 2천 6년부터 서울성곽에 대한 본격적인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총 18킬로미터 구간 가운데 12킬로미터의 복원이 완료됐고, 현재 혜화문 일대 등 1.2킬로미터 구간에서 작업이 진행중입니다.
그런데 시장 관사가 혜화문 일대의 복원 작업을 가로 막고 있는 겁니다.
<녹취> 문화재청 관계자 : "(서울시에서 언제까지 (관사를) 옮기겠다는 얘기는 없었습니까?) 네, 아직은 없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오 시장은 한남동에 지어진 새 관사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지방선거를 1년 앞둔 지난 2천 9년, 새 관사를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공간으로 용도를 변경해 관사 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 겁니다.
서울시는 오늘 오후까지도 오 시장 임기 내 관사 이전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하지만 KBS가 오 시장의 입장을 묻는 취재에 들어가자 서울시는 한 시간도 안돼 올해 안에 공관 이전 계획을 세우겠다는 한 쪽짜리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