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타워크레인…“비용 때문에 설치”

입력 2011.05.18 (07:57)

수정 2011.05.18 (08:12)

<앵커 멘트>

우리나라 건설현장에서는 해마다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인명이 희생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건설업체들이 비용을 이유로 안전한 방법을 놔두고 불안하게 타워크레인을 설치해 사실상 사고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손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서울 합정동의 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두 대가 충돌하면서 쓰러져 두 명이 숨졌습니다.

타워크레인 기사 황옥용 씨는 눈앞에서 동료가 목숨을 잃는 사고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인터뷰> 황옥용(타워크레인 기사) : "한 달 동안 잠도 못 자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았죠. 지금도 할 수 없이 타워 하고 있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찔하죠."

당시 황씨가 타고 있던 타워크레인은 벽체 지지 방식이었지만, 동료들이 타고 있다 무너진 타워크레인은 쇠줄로 지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안전성 측면에서 벽체 지지 방식이 훨씬 뛰어나지만, 우리나라 타워크레인의 80%는 쇠줄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설치비용이 훨씬 싸기 때문입니다.

<녹취> 국토해양부 관계자 : "외국에서는 (안전을 위해) 벽체를 쓸 수 있으면 대부분 벽체를 많이 쓰죠. 와이어 라인(쇠줄)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죠."

100미터 높이의 공중에서 몇 가닥 쇠줄에 의지해 일해야 하는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하루하루 조마조마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박완규(타워크레인 기사) : "딱 이런 쇠로 잡아주면 안전성이 있는데 와이어(쇠줄)는 출렁출렁 움직이는 거 아닙니까!"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 동안 48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4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대부분 쇠줄 방식이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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