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시위 진압은 매서웠고 고문은, 모질었습니다.
한 때는 남들처럼 살았지만 1980년 5월 18일, 그 날로 시계가 멈춰버린 분들이 있는데요.
안타까운 사연, 김해정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거리로 쏟아져 나온 민주화 열망, 1980년에 대학 1학년이었던 국태원 씨는 이 시위 행렬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붙잡혀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그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은 국씨는 지금도 5월이 되면 심한 불면증에 시달립니다.
<인터뷰>국태원(5.18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내 거의 잠을 안 자고 있는 것은 내가 자고 있으면 누군가 잡아갈까 봐 잘 안자죠."
올해 51살인 국 씨는 지난해에 다시 대학생이 됐습니다.
국씨는 지난 30년동안 세상과 단절된채 홀로 멈춰서 있었습니다.
<인터뷰> "해마다 이때쯤 되면 정신이 많이 (이상해져서)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고 싶거든요."
5.18 때 고문을 당해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강모 씨는 사흘째 집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혼자 사는 집안에는 다 썩어가는 음식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이웃 주민 : "하루에 한 끼 먹을 듯 말 듯해. 굶어버리기 일쑤고…."
실제로 지난 2008년 5.18 피해자 2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시위진압이나 고문으로 다친 사람들에게서 증상이 가장 심각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를 바꿨던 5.18 민주화 운동. 하지만, 80년 5월 그 공포의 시간에 갇혀버린 이들은 여전히 괴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