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동계올림픽을 유치했지만 이젠 유전자원 보호림인 가리왕산의 훼손 여부를 놓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강원도는 가리왕산이 국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지,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속 백 킬로미터로 질주하는 활강경기, 슬로프의 표고 차이가 800미터를 넘어야 합니다.
강원도는 가리왕산 말고는 전국 어디에도 그런 슬로프를 만들 수 없다고 합니다.
<인터뷰>이민식(동계올림픽 유치지원단 시설처장): "중봉 여기는 출발점과 피니쉬 라인이 800미터 이상의 고도차를 가지는 유일한 곳이 되겠습니다."
지난 97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 덕유산, 스키 코스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 활강 경기 슬로프의 정상이 해발 1520미터, 하단은 720미터로 차이가 800미터입니다.
한쪽 코스 길이가 2.8킬로미터, 다른 쪽 돌아나오는 코스는 3.2킬로미터에 이릅니다.
표고차나 길이가 올림픽 규격에 맞는 겁니다.
<인터뷰>서재철(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 "환경올림픽 그리고 흑자올림픽을 위해서는 새로운 대안, 기존의 경기장까지 포함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활강 경기 코스는 나중에 활용하기도 어렵습니다.
덕유산의 활강대회 슬로프도 유니버시아드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채 잡목이 우거져 있습니다.
<인터뷰>김양태(무주 리조트 스키팀장): "토목으로 점프대가 조성이 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이용하시면 부상 위험이 너무 커서 현재 폐쇄된 상태입니다."
강원도는 가리왕산 활강 슬로프 예정지의 나무를 옮겨 심는다는 계획입니다.
덕유산에서도 당시 슬로프를 만들면서 주목과 구상나무를 옆에 옮겨 심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죽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환경부장관도 가리왕산의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외국에서도 올림픽을 유치한 뒤 환경문제가 불거져 협상을 통해 경기장 예정지를 옮긴 사례는 있어 왔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