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음식을 만들거나 설거지를 할 때 나오는 더러운 물을 하천과 계곡에 몰래 버리는 음식점들이 적발됐습니다.
상당수는 국립공원 안에 있는 음식점이었습니다.
박석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산 계곡을 순찰하던 서울시 단속반이 계곡 옆에 있는 돌을 걷어냅니다.
숨어있던 배수관이 드러나고, 그 안에 가득 들어찬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배수관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인근 음식점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설거지 등에 사용한 더러운 물을 탱크에 모아뒀다가 그냥 계곡으로 흘려보낸 겁니다.
하수도가 없는 지역이어서 자체 정화시설을 설치해야 하지만, 이런 규정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녹취> 음식점 주인 (음성변조) : "영세 상인들이 겨우 먹고사는데 솔직히 몇천만 원 들여서 어떻게 정화시설을 만듭니까? 한 3천만 원 이상 든다고 그러는데."
이처럼 오폐수를 버리다가 적발된 음식점은 18곳, 이 가운데 7곳은 국립공원 안에서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음식점에서 나오는 하수의 총량은 하루 약 천 톤에 이르고, 오염도가 기준치의 420배를 초과한 곳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어용선(서울시 특사경 수사관) :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을 가져와서 물속의 용존산소를 감소시킵니다. 용존산소가 감소하게 되면 하천의 수질이 크게 악화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음식점들은 하수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무허가 음식점들이라 이를 받아들이기도 어렵습니다.
서울시는 이들 음식점에 대해 형사처벌이나 5백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