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교과서값 ‘껑충’…학부모 허리 ‘휘청’

입력 2011.09.27 (22:07)

<앵커 멘트>

내년부터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교과서 가격이 자율화됩니다.

올해 4만8천원 정도인 고등학생의 한 학기 교과서 값이 내년에는 8만3천원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뛸 것으로 보이는데요.

고물가 시대에 학부모 부담만 커지게 됐습니다.

먼저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재 사용되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의 평균 가격은 4천 원 정도.

하지만 내년에는 8천원에서 만 3천원까지로 현재보다 두세 배까지 오를 예정입니다.

<인터뷰>조현수(고등학교 1학년) : "한 학기에 열 과목 정도 배우는데 그럼 10만 원이 넘어가는데 부모님이 많이 부담스러워하실 거 같은데요."

출판사 간의 가격 경쟁을 통해 교과서 질을 높이겠다며 정부가 내년부터 교과서값을 자율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새 교과서는 종이질이나 삽화, 디자인 등이 고급스러워졌고, 쪽수도 현 교과서보다 늘었습니다.

<인터뷰>염성엽(지학사 교과서연구소 주간) : "당연히 경쟁적으로 디자인비가 상승되는 게 있고요. 삽화 같은 부분도 신경 안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교과서는 대체제가 없는 필수 교재이어서 저 소득층의 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참고서를 대신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교과서라는 교과부의 설명과 달리 기존 교과서와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갑니다.

<인터뷰>최미숙(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 : "선생님들께 제가 여쭤봤는데 인쇄만 좋아지고 그림만 잔뜩 넣고 교과서 내용은 별반 달라진 게 없어서..."

교과부는 교과용 도서 심의회를 통해 급격한 인상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강제 권한이 없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앵커 멘트>

교과서 뿐 아니라 한 권에 만 원이 넘는 참고서 역시 학부모들에겐 큰 부담인데요.

참고서의 유통마진과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 값을 절반 정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김민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이 학부모는 참고서와 문제집 구입비용으로 한 학기에 50만 원을 지출합니다.

한 권에 만 원 넘게 주요 과목별로 구입하는데 해마다 값은 뛰고 있습니다.

<인터뷰>학부모 : "1년에 백 만원 정도는 드는데요. 굉장히 부모로서는 부담스럽죠"

그런데 참고서 값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출판사에서 총판을 거쳐 대형서점까지 이어지는 유통마진이 책 값의 35%에서 50%.

마케팅 비용도 10%에 이른 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출판업체는 유통 경로를 한 단계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수학 기출 문제집을 시중의 절반 가격인 6천 5백 원에 팔고 있습니다.

컬러 인쇄와 표지 디자인, 삽화도 생략했고 핵심 문제만 뽑아 문항 수도 줄였습니다.

<인터뷰>도현명(출판업체 대표) : "과대 포장되어 있는 인쇄비용이나 아니면 유통비용 제작비용을 많이 낮출 수 있었고요."

그러나 출판업계는 품질을 희생해 가격을 낮춘 무리한 시도라는 입장입니다.

컨텐츠 비용이 들지 않는 기출 문제집인데다 시중 서점에서 쉽게 구하기는 어려워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녹취>출판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일반 참고서하고 비교한다는 것은 조금 말이 안되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반값 참고서가 주요과목으로 확대 출판될 예정이어서, 책값 거품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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