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만 원 이하 카드 결제 거부’ 논란

입력 2011.10.10 (23:50)

<앵커 멘트>

식당이나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식당업주들의 경우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며 집단 행동에 나설 예정입니다.

정부는 이 때문에 만원 이하인 경우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질문>
김준호 기자,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요즘 신용카드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거의 없지 않습니까?

이러다보니 현금이나 동전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음식점도 마찬가지입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손님이 만원 남짓한 밥값을 카드로 계산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한성근(경기도 고양시):"3천원, 5천원 나오더라도 카드 쓰는게 편리하니까 금액에 관계없이 거의 다 카드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금액에 상관없이 카드를 꺼내는 손님이 열에 아홉 명꼴.

식당을 운영하는 이강식 씨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 이강식(식당 사장/서울 여의도동):"산채 정식 8천 원짜리 한 그릇 팔아봐야 천원 남을까 말까 합니다. 10% 미만인데 그 비용중에 2.7%를 저희가 카드 수수료 부담을 하기 때문에..."

만원 이하 소액 결제가 대부분인 택시에서도 카드 승객 비율이 최근 4년새 10배 가량 늘어, 절반 가까이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소액결제의 경우 수수료를 내고 나면 남는 게 많지 않다 보니 카드 결제를 거부하다 실랑이가 붙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배보다 배꼽이 큰 카드 수수료 때문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카드 사용으로 인한 매출 증가 혜택은 가맹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음식점중앙회는 오는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대규모 옥내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질문>
정부가 이 때문에 만원 이하인 경우 가맹점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 않습니까?

<답변>
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소액이라도 카드 결제를 거부하면 1년 이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게 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가맹점들은 수수료 부담이 큰데다 헌법상 과잉금지에 반한다며 반대해 왔습니다.

정부가 만원 이하 거래시 카드결제 거부 허용을 추진하는 것은 영세 가맹점의 이런 반발을 의식해섭니다.

금융위원회 서태종 국장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서태종(금융위원회 본부국장):"정부는 가맹점의 부담 완화와 소비자의 편의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검토하겠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렇게 소액 결제를 거부할 수 있게 하면 무엇보다 소비자 불편이 커지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일상 생활에서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만원 이하 소액 결제의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만 원 이하 결제 건수는 한달 평균 2억 건으로 전체 이용 건수의 29%, 3분의 1에 육박합니다.

소비자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최주연(서울 여의도동):"카드만 믿고서는 현찰을 준비 안해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물론 본인 불찰이지만, 정말 많거든요, 요새는 카드가 일상화된 시대여서.."

<질문>
소액 결제를 거부할 수 있게 하면 소비자 불편 뿐 아니라 세금 문제 등 다른 문제점들도 있지 않습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당국은 만원 이하 결제를 거부하더라도 현금영수증은 발급하도록 해 세금 탈루를 막는다는 방침이지만, 세원 포착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소비자들이 소액결제를 거부하는 가맹점은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출이 감소할 수도 있어 실질적 효과도 미지수입니다.

가맹점과 카드업계가 풀어야 할 문제를 소비자에게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세 사업자에 대한 수수료 추가 인하나 소액 결제시 수수료 감면 등이 올바른 대안이란 지적도 많습니다.

당국의 이번 방안은 소비자에게는 큰 불편을 가져오는 만큼 추진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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