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나 홀로 어린이’ 돌봄 교실 태부족

입력 2011.10.11 (23:53)

<앵커 멘트>

학교수업이 끝난뒤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초등학생이 3 명중 한 명 꼴이라고 합니다.

애 잘못되는 것 아닌가 엄마들 걱정이 많습니다만 아직 뾰죽한 대책이 없습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유광석 기자, 방과후 혼자 지내는 학생들,만나봤죠?

<답변>
네, 부모가 맞벌이를 해서 학교를 마친 뒤 홀로 지내는 학생들을 만나봤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이 학생은 오후 1시 반 학교 수업이 끝나면, 부모가 퇴근하는 저녁 7시까지 5시간 넘게 혼자서 시간을 보냅니다.

이 초등학교 4학년생도 저녁 8시까지 서너 곳의 학원을 다니며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냅니다.

이 학생은 집에서 책을 본 뒤 학원에 갔다가 다시 집에 와서 다른 학원 가는 식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전체 초등학생의 30%가 방과후에 하루 1시간 이상을 혼자 지내고 있었습니다.

나홀로 아동 중에 48%는 3시간 이상 혼자 지냈습니다.

<질문>
어린 학생들이 혼자 지내다 보면 여러 위험도 따르지 않습니까?

<답변>
부모의 보호 없이 학생 혼자 지내다 보니 여러가지 안전상의 위험이 뒤따릅니다.

혼자 있으면서 컴퓨터로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유해 콘텐츠를 접해 본 아동이 1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혼자 있을 때 폭행을 당해 본 적이 있는 학생도 30%나 됐습니다.

<질문>
이 같은 나홀로 아동을 학교에서 온종일 돌봐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요?

<답변>
부모 없이 혼자 지내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을 위해 일부 학교에서는 특별 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방과후 저녁 9시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을 돌봐주는 '온종일 돌봄학교'인데요,

보육교사가 부모를 대신해 숙제도 봐주고 영어와 수학 등의 공부도 하고 재밌는 책도 읽습니다.

여기에다 음악, 미술, 체육 등 다양한 예체능 활동도 하는 학생들의 쉼터이자 공부방, 놀이터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녁 늦게까지 안전한 학교 울타리에서 학생들을 돌봐주기 때문에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에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김지현(초등학교 2학년):"친구들이랑 같이 숙제를 할 수 있고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고 바깥놀이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인터뷰>김가중(학부모):"방과후에 학원을 돌린다고 할 때 안전의 위험이나 혹시나 어른들이 애들한테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항상 불안하죠."

<질문>
이런 돌봄교실이 모든 초등학교에 설치돼 있습니까?

<답변>
아닙니다.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현재 전국 5천 8백여 개 초등학교 가운데 온종일 돌봄교실이 설치된 곳은 9백여 곳, 15%에 불과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 조사에서 돌봄교실에 들어가고 싶다고 답한 학생이 10만여 명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4분의 1인 2만 7천여 명만이 현재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보육교사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황진희(보육교사):"들어오고 싶어서 문의전화는 많이 받고 있는데 형편상 교실도 많지 않고.."

교과부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지금의 두 배인 2천 개로 늘리기 위해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산의 50%는 교과부, 25%는 시도교육청, 25%는 지자체가 부담해 돌봄교실을 늘리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내년에 돌봄교실이 2천 곳으로 확대되더라도, 희망자 가운데 5만 명 정도는 여전히 혜택을 보지 못합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주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어서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혼자 지내면서 각종 사고나 유해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학생들, 그리고 학원을 돌며 시간을 때우는 학생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학교 안에서 안전하게 운영되는 돌봄교실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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