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제주농가 이웃간 물까지 훔쳐

입력 2011.10.12 (22:04)

<앵커 멘트>

가을 가뭄이 심각하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제주 농가에서는 이웃간에 물을 훔치는 사건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소 같으면 가득 차 있어야 할 마을 연못이 거의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수위가 1m나 낮아졌습니다.

연못물이 사라진 건 지난 8일.

주민들이 마을 체육대회에 간 사이 인근에 사는 40살 양모 씨가 양수기와 화물차를 이용해 연못물 22톤을 훔쳐간 겁니다.

양배추 농사를 짓는데 가뭄으로 물이 부족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인터뷰> 양모 씨(절도 피의자) : "지금 관정마다 물이 없어요. 지금 관리 못 하면 초기 생육부진으로 작황도 떨어지고.."
주민들은 물까지 훔쳐갈 줄은 몰랐다며 황당할 뿐입니다."

<인터뷰> 강봉아(마을 주민) :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사실 똑같이 농사짓는 농민 입장에서 이해하고..."

지난 8월 말 이후 50일 가까이 겨우 2mm의 강우량을 기록할 정도로 제주 서부지역 가뭄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지하 관정을 이용하려 해도, 제주지역 특성상 바닷물이 스며들어 염분 성분이 많아 여의치가 않습니다.

<인터뷰> 진춘길(제주시 한경면) : "아직까지 마늘이 싹을 못 틔우니깐, 정말 답답하고, 애가 타서 못 살겠어요."

급수 차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어 농민들 가슴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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