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보선은 참 말이 많았고 요란했습니다. 모든 선거가 민심을 묻는 거지만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라 해 관심이 컸습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예정에 없던 것으로 갑자기 치루게 돼 더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민심은 여당을 외면했습니다. 여야의 잠재적인 대선 주자들까지 응원에 나선 서울 시장엔 야권의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가 승리를 거뒀습니다. 박 후보의 당선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여의도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결과가 정치권에 던진 가장 큰 화두는 기존 정치권과 국민 사이의 크나 큰 간격을 확인시켜 준 겁니다. 이제 정치권은 이 간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정치권 전체가 개편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도 있습니다. 대선 판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정부의 국정장악력과 한나라당의 정국 주도권도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이 민의를 바로 읽고 국정을 쇄신한다면 다시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야권에게도 자만은 금물입니다. 야권은 승리했지만 제1야당인 민주당은 체면을 구겼습니다. 새로운 도전 앞에서 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정치개혁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도 의미심장합니다. 안심할 텃밭은 이제 없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또 반드시 짚을 것은 네거티브 선거운동 등 과열혼탁이 판치는 선거풍토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여야 모두는 선거 결과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읽고 유권자의 뜻에 어떻게 부응할 지를 고심해야 합니다. 선거 때문에 미뤄뒀던 여러 민생현안부터 챙겨야 할 것입니다.
이제부터 진짜 잘 해야 합니다. 민심 얻는 것은 지금부터 하기 나름에 달려있습니다. 총선까지는 반년, 대선까지는 1년 남짓 남아있습니다.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지 않으면 민심은 등을 돌리게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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