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재정 위기에 몰린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결국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숱한 비리 의혹과 성추문에도 살아 남았지만 국가 부도로 치닫는 경제 상황에는 두 손을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파리에서 이충형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재정 위기의 벼랑에 몰린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결국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의회 예산안은 통과됐지만 과반 확보에는 실패한 때문입니다.
다음주, 유럽연합에 약속한 경제 개혁안이 통과되면 사퇴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베를루스코니(이탈리아 총리) : "이탈리아의 진정성을 시장에 보여주고 정부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사임결정..."
올해로 집권 17년째, 칠순의 고령에, 온갖 성 추문과 비리 의혹에도, 쉰 번이 넘는 신임 투표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았지만 경제 위기 앞에는 무릎을 꿇었습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미국 증시는 이탈리아의 정치 리더십 문제가 해소됐다며 상승했지만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오늘 또,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경제 위기가 일거에 해소됐다고 보지는 않는 듯합니다.
<인터뷰>올리 렌(EU 경제통화 집행위원) : "우리는 이탈리아 국채 가산금리와 관련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고 다음 상황을 예의주시..."
파판드레우 총리가 사퇴한 그리스에서는 오늘,거국 내각이 출범합니다.
두 나라의 정치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지만,근본적인 재정 위기는 하루 하루가 고비여서 유럽 연합이 긴축의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