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안양 KGC인삼공사의 등에 날개가 달렸다.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로드니 화이트가 4일 서울 SK와의 경기 도중 허리를 다쳐 2주간 결장하는 위기를 맞았다.
미국프로농구(NBA) 경력이 돋보이는 화이트는 이번 시즌 평균 20점이 넘는 득점에 리바운드도 8개 이상을 해내며 팀 전력의 핵심을 이뤄왔다.
일시 대체 선수로 왔던 알렌 위긴스는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지만 화이트의 공백을 갑자기 메우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화이트가 없이 치르는 6경기에서 3승만 거두면 좋겠다"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인삼공사는 화이트가 빠진 경기에서 국내 선수들의 분전으로 5승1패를 기록, 오히려 선두 원주 동부와의 격차를 줄였다.
그러자 화이트가 21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 복귀해 18점을 넣고 리바운드 7개를 잡아냈다.
팀은 87-63으로 대승을 거둬 6연승 가도를 달렸고 동부와의 승차는 어느덧 1경기로 바짝 좁혀졌다.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 홈 팬들에게 인사한 화이트는 "이번 시즌 우승하고 싶다"며 한국 말로는 "팬 여러분, 사랑해요"를 외치는 여유를 보였다.
화이트는 "부상에서 복귀한 경기가 이번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전자랜드 전이라 부담이 됐지만 경기가 잘 풀리면서 마음도 편해졌다. 전자랜드를 처음 이겨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도 "선수들이 전자랜드에 3연패를 당해 이기려는 마음이 강했다. 또 로드니가 국내 선수들과 호흡도 굉장히 잘 맞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주간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는 화이트는 "나 없을 때 계속 이겨줘 동료 선수들에게 고맙다. 유일하게 패한 KCC전을 제외하고는 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해줬다"며 동료 선수들을 칭찬했다.
특히 함께 골밑을 지키는 오세근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해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오세근을 꼽은 그는 주위에서 "동부 김주성이 MVP 경쟁 후보"라고 말해주자 고개를 내저으며 옆에 있던 오세근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세근도 "오늘 사실 화이트와 호흡이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화이트는 "허리 통증이 다 회복돼 앞으로 더 강해질 수 있다. 준비가 100% 끝났다"며 후반기 시즌 대활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