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번 김정일 위원장 사망 국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우리의 대북 정보망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는 사실입니다.
구멍난 대북 정보망의 현실과 과제를 조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을 발표할 때도 정부는 사전에 알지 못했습니다.
<인터뷰>박관용(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 "(북한에서) 아주 극도의 비밀 유지를 했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사전에 우리가 알지를 못했었죠."
최근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태 때도 정부의 대응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대북 정보는 미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김정일의 전용 열차 추적도 미국의 KH-12 정찰 위성이 맡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미간 협정에 따라 군사분야 위성화면은 바로 전파되지만 전략, 정치분야 화면은 미국 측이 선별해 한국에 넘깁니다.
핵이나, 김정일 위원장의 동향이 바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녹취>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미국에 정보자산을 오래 의존하다보니 정보 확보 분석 능력이 퇴화됐습니다. 시급히 개선해야합니다."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휴민트, 즉 인적 정보도 강조되지만 정권의 향방에 따라 근간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지난 1998년 이른바 '북풍 사건'땐 안기부의 대북공작원이었던 '흑금성'의 신분과 역할이 드러나 대북 정보체계가 타격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홍준표(국회 국방위원) : "북쪽에서 처형 당하고 전부 색출됐어요. 그래서 휴민트 체계가 그때부터 무너져서 복원이 되지 않았습니다."
구멍난 정보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권에 상관없는 의지와 예산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KBS 뉴스 조성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