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군납용 수입 쇠고기를 한우와 육우로 대체하기로 한 것은 소 값 폭락세를 진정시키려는 고육지책이다.
군납용 수입 쇠고기를 전량 한ㆍ육우 고기로 바꾸고 군내 돼지고기 비중을 절반으로 줄여 쇠고기로 대체한다면 산지 소 값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4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한우 암소(600㎏)의 전국 가축시장 평균 가격은 2일 현재 367만원으로 2년 전 590만원보다 38%가량 하락했다.
송아지 가격 하락폭은 더 심하다. 생후 4∼5개월된 암송아지는 마리당 평균 77만원 수준으로 2년 전 210만원보다 63%가량 떨어졌다.
2010년 말 시작된 구제역이 지난해 4월 일단락됐지만 폭락한 소 값은 1년이 넘도록 회복되지 못한 것이다.
육우 송아지는 마리당 2만원 안팎에 거래되다가 근래에는 1만원까지 폭락, 시중 음식점 삼겹살 1인분 가격과 비슷해졌다. 600㎏ 육우(수컷 젖소)의 전국경매 가격도 2년 전보다 38%가량 급락해 237만원 수준이다.
소 값 폭락에 더해 사료 값 급등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소가 굶어 죽는 사례도 있다.
전북 순창군의 한 축산농민은 평소 애지중지하던 소 54마리 가운데 최근 굶어 죽은 9마리를 농장 인근에 묻어야 했다.
소 값 급락과 사료 값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주인이 작년 하반기부터 사료량을 점차 줄이다가 최근에는 물밖에 주지 못하자 소들이 영양실조로 굶어 죽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더 이어지면 `한우대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 정부가 군납용 쇠고기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군 장병 65만여명이 한우와 국내산 육우의 소비량을 늘리면 국내 소 값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실제로 군에 납품되는 한우 비중이 수입 쇠고기보다 최근 수년 동안 줄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한우 값 폭락 사태를 진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이 군납한 수입 쇠고기는 2009년 1천842t에서 2010년 2천569t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7월에만 1천555t으로 크게 늘었다.
군에 납품되는 한우 고기 대비 수입 쇠고기 비율은 2009년 107.2%에서 2010년 130.7%로 높아졌고, 작년에는 142.5%(추정치)로 더 올라갔다.
군납용 쇠고기를 전량 한우로 바꾸면 한우 사육 두수를 줄여 끝없이 추락하는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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