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손으로 그린 영화 간판이 오늘 서울 도심에 내걸렸습니다.
오랜만에 붓을 든 간판 화가는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관객들은 아련한 추억에 빠졌습니다.
이민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닥터 지바고의 가슴 아픈 사랑도, 빠삐용의 기구한 운명도 오롯이 되살아납니다.
영화 간판 화가 김영준 씨.
30여 년간 그의 손을 거쳐간 간판만도 5백 개에 이릅니다.
<인터뷰> 김영준 : "유명 배우들이 오셔서 내 얼굴 좀 예쁘고 멋있게 해달라고 그려 달라고 부탁 많이 받고..."
하지만, 시대가 변해 컴퓨터 출력 간판에 밀리면서 어쩔 수 없이 붓을 놓았다,
고전 영화만을 상영하는 '추억의 극장' 개관을 기념해 10년 만에 다시 간판 그릴 기회가 온겁니다.
<인터뷰> 김영준 : "예전에는 다 손으로 그려서 극장마다 다 개성이 있고, 낭만도 있고, 사람 냄새도 나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다 똑같이 찍어내니까."
나흘간의 작업 끝에 간판이 걸리자 관객들은 추억 속으로 빠져듭니다.
<인터뷰> 남금희(75세) : "옛날에는 영화가 바뀔 때마다 간판이 달라졌거든요. 영화 보던 생각이 나니까 내 나이가 75세라도 청춘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도심에 등장한 옛 극장 간판.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민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