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는 5연승 도전 KT에 고춧가루 ’팍팍’
전주 KCC가 서울 SK를 상대로 4쿼터에서 재역전승을 거두고 힘겹게 3차례 연속 패배의 사슬을 끊었다.
KCC는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96-9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최근의 3연패에서 벗어난 KCC는 22승14패가 됐고, SK는 14승22패로 창원 LG와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렀다.
1쿼터를 28-12로 크게 앞선 KCC는 2쿼터 초반에도 SK에 2점만 내주고 10점을 몰아넣어 38-14로, 24점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최다 관중인 8천913명이 지켜본 이 경기는 그렇게 싱겁게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SK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전반까지 13점으로 점수 차를 줄인 가운데 후반에 들어간 SK는 3쿼터 막판에 김선형의 2득점과 변기훈, 한정원의 연속 3점슛으로 60-66까지 따라붙었다.
기세가 오른 SK는 4쿼터 초반 혼자 3점슛 2개를 넣은 한정원을 앞세워 연속 10점을 올려 순식간에 73-68로 전세를 뒤집었다.
SK는 이후 아말 맥카스킬의 3점 플레이, 변기훈의 골밑 돌파 등을 묶어 4쿼터 막판까지 리드를 지켜 24점 차 대역전극을 완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우승팀인 KCC의 저력은 대단했다.
KCC는 하승진의 골밑슛, 디숀 심스의 덩크슛으로 종료 2분30초를 남기고 81-8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심스와 추승균이 3점슛을 번갈아 터뜨리며 종료 1분12초 전에는 87-81로 달아나고서 SK의 추격을 끝까지 따돌렸다.
전태풍이 26점을 넣고 어시스트 9개를 배달했다.
심스는 3점슛 5개를 포함해 32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SK는 변기훈(24점·6리바운드), 김선형(22점·5어시스트), 한정원(21점) 등 국내 선수들이 분전했으나 김민수, 김효범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KCC는 13개, SK는 14개의 3점슛 등 양팀 더해 모두 27개의 3점포가 터져 나와 경기장을 가득 메운 약 9천 명의 팬들을 즐겁게 했다.
창원에서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LG를 84-76으로 꺾었다. 26승10패로 1위 원주 동부(29승7패)와는 3경기 차가 됐다.
인삼공사는 80-76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경기 종료 59초를 남기고 양희종의 2점슛으로 승기를 잡았다.
LG는 이어진 공격에서 이민재의 3점슛이 빗나갔고 공격권을 다시 잡은 인삼공사가 종료 25초 전 화이트의 덩크슛으로 84-76을 만들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세근이 8점에 묶였지만 로드니 화이트가 33점을 쏟아부었다.
서장훈(13점·6리바운드), 문태영(21점·13리바운드), 애론 헤인즈(23점·7리바운드) 등 ’빅3’가 모처럼 함께 힘을 낸 LG는 이번 시즌 인삼공사를 상대로 4연패를 당했다.
고양에서는 고양 오리온스가 부산 KT를 84-72로 물리쳤다.
3쿼터 중반까지 49-45로 근소하게 앞서던 오리온스는 김동욱의 2점슛을 시작으로 최진수, 크리스 윌리엄스, 김강선 등이 돌아가며 득점에 가세해 3쿼터 종료 50초를 남기고는 62-45를 만들었다.
64-48에서 시작한 4쿼터 초반 오리온스가 최진수, 김동욱, 윌리엄스의 연속 득점으로 70-48을 만들며 사실상 승리 팀이 정해졌다.
오리온스는 2009년 12월6일 KT에 78-77로 이긴 이후 상대 전적에서 12연패를 당하다 25개월 만에 승리를 따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10승26패로 순위는 여전히 9위지만 4라운드에서 9연승에 도전했던 인삼공사, 5연승을 노리던 KCC와 KT를 물리치는 등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동현이 15점을 넣은 KT 전창진 감독은 4쿼터 초반에 찰스 로드(10점·10리바운드)를 벤치로 불러들이며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