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철원의 민통선 지역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두루미가 월동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철원군이 두루미 잠자리에서 대규모 낚시대회를 열기로 해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습니다.
함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겨울 들판에서 하얀 새들이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단정학으로도 불리는 멸종위기종 두루미입니다.
바로 옆 논에서는 잿빛 몸매의 재두루미가 역시 먹이를 찾습니다.
민통선의 철원 들판은 사람의 간섭이 적기 때문에 국내 최대 규모의 두루미류가 찾아오는 대표적 월동지입니다.
해질 녘이면 가까운 토교 저수지로 날아듭니다.
저수지가 천적을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잠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멸종위기종 큰고니도 역시 저수지를 찾는 등 저수지는 온갖 철새들의 잠자리입니다.
하지만, 철원군이 이 저수지에서 오는 일요일 천 명이 넘게 참가하는 낚시대회를 열기로 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수호 (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 : "어로행위를 금한다는 이런 간판이 있는데도 낚시대회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철원군은 두루미가 저수지를 떠나 있는 낮 시간에 대회를 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녹취> 철원군청 관계자 : "지금 (지역경기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밖에 없는데, 일회성 몇 시간 하는 것도 못하게 한다면,,,"
하지만, 두루미는 낮에도 수시로 저수지에서 물을 먹는 데다가 사람의 접근에 극히 민감하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인터뷰> 최인철(철원야생서포터즈 수의사) : "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저수지에 들어가면 철새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다음엔 이곳을 찾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환경부는 저수지가 습지보호구역이 아니어서 낚시대회를 금지할 수는 없지만 철새 피해가 있는지 현장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함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