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시리아 악화일로…멀고 먼 ‘시리아의 봄’

입력 2012.02.09 (22:01)

수정 2012.02.09 (22:46)

<앵커 멘트>

 

포성이 들리고 사람들이 아이를 안은채 뛰어 나옵니다.



폭격을 맞은 걸까요 건물 잔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비명소리도 흘러 나옵니다.



지난해 민주화 열풍이 불 때만 해도 ’아랍의 봄’이 금세 찾아올 것 같았죠.



하지만 보신 것처럼 시리아 사태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습니다.



먼저 두바이에서 이영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최근 정부군의 공격이 집중되는 곳은 반정부 시위의 거점인 중부 도시 홈스입니다.



탱크를 앞세워 도시를 포위한 정부군은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녹취> 홈스 주민 : "이럴 수는 없습니다. 신께 맹세코 시리아에서 이럴 수는 없습니다."



특히 사흘 전 시리아의 평화적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유엔 결의안이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부결되자, 정부군은 무자비한 보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일주일 새 홈스에서만 목숨을 잃은 사람이 5백명이 넘습니다.



또 시리아 정권의 유혈 진압을 전세계에 생생하게 알리던 시민기자 마자르 타야라가 폭격으로 숨지자 시위대의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군의 유혈 진압에도 반 정부 시위는 날마다 시리아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고, 시위도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양측의 충돌이 잦아지면서 지난해 3월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이후 7천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오마르(시리아 국가위원회) : "음식과 의약품, 난방 연료도 부족합니다. 지금 상황은 재앙입니다.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무자비한 진압과 격렬한 시위가 되풀이되면서 시리아 사태가 사실상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비슷한 상황이었던 리비아의 경우 나토군이 적극 개입했었죠.



하지만 시리아는 어떻습니까.



유혈 진압이 1년 가까이 이어지도록 아무런 외부 개입이 없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범기영 기자가 분석하겠습니다.



<앵커 멘트>



유럽을 말할 때 지중해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시리아의 서쪽은 지중해와 접해 있는데요.



’타르투스’라는 항구에는 러시아에는 하나뿐인 해외 해군기지가 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유럽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교두보인 셈이죠.



또 러시아는 시리아에 지금까지 50억 달러 어치 무기도 팔고 있습니다.



러시아 무기 수출량의 10%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입니다.



시야를 조금 넓혀보면 이란과-시리아-이라크를 잇는 이른바 ’시아파 초승달 지대’는 서방에 대한 반감이 거셉니다.



당장의 경제적 이익은 물론 이런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러시아와 중국은 현재 구도를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개입에 소극적이기는 서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리아의 원유 매장량은 약 25억 배럴, 원유수출국이기는 하지만 리비아의 5% 수준입니다.



서방은 지난해 리비아에는 나토 전투기까지 보냈지만, 석유 매장량이 많지 않은 시리아의 경우, 개입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보리 결의는 중국과 러시아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고 아랍연맹은 감시단을 파견했지만 유혈 사태를 막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외부의 힘 없이도 시리아는 민주화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심인보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이 체제 수호를 자신하는 배경에는 군대가 있습니다.



시리아는 GDP의 5.9%를 국방비에 쓰고 있습니다.



세계 11위로, 경제 규모에 비해 국방비 지출이 많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아사드 가문이 40년 이상 시리아를 통치하며 길러놓은 정규군은 32만 명, 예비군도 20만 명에 이릅니다.



<인터뷰> 조지 잘윈(나토군 前사령관) : "시리아의 방위력은 매우 강합니다. 대공 방위망도 강하고, 현대적인 탱크를 갖고 있는만큼 차원이 다른 전략을 써야 합니다."



반정부 세력이 종교나 정치적으로 분열돼 있다는 점도 아사드 정권에게는 유리한 점입니다.



<인터뷰> 나딤 쉐하디(영국 왕립 국제문제 연구소) : "아사드 체제는 게임을 하듯 모든 분열을 이용합니다. 모든 국제적, 지역적, 종교적 분열을 정치적 자산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민간인 학살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은 아사드 정권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아랍권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고 미국에서는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루 앞을 예측하기도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이번 달 만료 예정이었던 시리아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6개월 연장했습니다.



KBS 뉴스 심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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