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많은 대기업이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새로 뽑는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재선임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장.차관이나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 출신이 많아 경영진과 대주주 견제라는 본래 기능 보다는 로비 목적 아니냐는 비판론도 나옵니다.
민필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민은행 노조는 이번에 재선임된 사외이사 5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지금껏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만 하는 등 경영진 견제라는 본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박병권(노조위원장) : "한 번도 반대안건을 내지 않는 거수기 사외이사는 저희 은행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분들이기 때문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은 국민은행 만이 아닙니다.
이번 달 주주총회를 여는 68개 대기업에서 새로 선임하는 사외이사는 178명.
이 중 절반이 넘는 93명은 기존 사외이사가 재선임됩니다.
<인터뷰>송민경(한국기업지배구조원) : "장기 연임을 하게 되면 개인적인 친분관계라든지 이해관계가 발생할 가능성 때문에 아무래도 독립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사외 이사의 직업을 보면 교수가 62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이른바 권력기관 출신이 57명으로 두 번째를 차지합니다.
권력기관 출신은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이 29명이고, 검찰 11명, 국세청 9명, 공정위 출신 8명 등입니다.
사외이사가 권력기관 로비용 아니냐는 비판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섭니다.
<인터뷰>김한기(경실련 팀장) : "기업들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내지는 로비 형태로 이 분들을 임용을 해서 활용하겠다."
이 때문에 해당기업과 관련된 업무 종사자들의 사외이사 진출을 제한하고, 경영실패의 책임을 물게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