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 달여 전 부산 고리원전 1호기에 전력 공급이 10분 이상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원전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 사고였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때 보고조차 안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리원전 1호기는 원전 설비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4일부터 예방 정비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정비 6일째인 지난달 9일, 외부 전원 공급이 갑자기 끊겼습니다.
원전 발전은 멈춰진 상태였지만, 전력 공급이 중단될 당시 원자로에는 아직 열기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냉각수로 원자로를 식히는 작업이 중단됐고, 이럴 경우 반드시 돌아가야 할 비상 발전기마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자칫 원자로의 온도 상승으로 핵연료가 녹을 수 있는 심각한 사고였습니다.
다행히 전력 공급은 12분 만에 재개됐지만, 고리원전 측은 상부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나 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한 달 동안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보고받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을 즉시 중단시키고, 조사단을 파견해 원전의 안전성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고리원전 1호기는 설계수명이 다한 뒤, 지난 2008년 안전성 논란 끝에 10년 연장 가동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고리원전 측이 이번 사고를 고의로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