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전사고, 조직적 은폐…“안전 규정 무시”

입력 2012.03.15 (13:00)

수정 2012.03.15 (16:54)

<앵커 멘트>

중대 사고를 내고도 한 달이나 쉬쉬했던 고리원전, 기본적인 안전 규정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노후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기 점검 중이던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전력 공급이 12분 동안이나 중단되는 사고가 난 건 지난달 9일입니다.

이 같은 사실을 숨겨왔던 고리원전은 지난 5일, 1호기를 재가동했습니다.

사고가 나면 규제기관에 신고해 원인 조사와 허가를 받은 뒤 원전을 가동해야 한다는 안전 규정을 위반한 겁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늑장 보고를 받은 즉시 고리 1호기를 강제로 멈춰 세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녹취>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 "규제기관에서 파악을 하고 확인을 안 했기 때문에 그 당시의 모든 경위부터 보고가 안 된 경위까지 조사를 하겠다는 겁니다."

고리원전 직원들은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절차도 무시했습니다.

전원이 모두 끊기는 사고가 날 당시 고리원전은 비상경보를 발령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고로 설계 수명을 넘겨 연장 가동중인 고리 1호기의 안전성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부산 울산지역 시민, 환경단체들은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한 원전의 '안전 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고리 1호기 영구 폐쇄를 주장했습니다.

<녹취> 이동고(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한수원의 무능력과 부패, 비리, 불법 가운데 더 이상 고리 1호기를 가동할 수 없다. 고리 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을 처벌할 방침이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원전에 대한 신뢰를 쉽게 회복하지는 못할 것을 보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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