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화물차가 드나드는 공장 출입문이 하루아침에 가로막힌다면 황당할 수밖에 없겠죠.
부산 북항대교 진입 램프 건설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다리를 떠받칠 기둥들이 들어선 북항대교 공사 현장.
다리 기둥 옆으로 자동차 진입 램프를 만들기 위한 기초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진입 램프와 불과 3~4미터 거리에 공장들이 줄지어 들어서 있습니다.
공사 설계도를 입수해 확인해봤더니, 진입 램프 옹벽과 공장 출입문과의 거리는 3.7에서 4.3미터.
그것도 차들이 지나다닐 수 없는 보도로 표시돼 있습니다.
이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돼 옹벽이 들어서면 물건을 실어나를 차는 공장 출입문을 통과할 수 없게 됩니다.
<인터뷰>김기량(공장 생산팀 이사) :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큰 차량이 못 들어오면 입고나 출고 자체가 안되죠."
어떻게 이런 설계도가 나왔을까?
11개 공장 소유주들이 이 일대 땅을 공동으로 매입한 건 지난 2005년 6월.
북항대교 진입 램프 건설 계획은 그보다 1년 뒤에 확정됐지만, 시행자 측이 공장이 들어선다는 걸 확인하지 못하고 설계도를 짠 것입니다.
<녹취>북항대교 시행사 관계자 : "나대지로 확인을 했죠. 전혀 여기가 분할이 돼 팔렸는지 그것은 그 당시에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출입문 앞에 진입 램프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안 공장 소유주들은 지난 2008년부터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아 보겠다던 부산시는 지난해 말 설계도대로 공사를 강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입 램프 변경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설계도상의 보도를 차도로 바꿔주겠다는 황당한 대책만 내놨습니다.
<녹취>부산시 건설본부 관계자 : "승용차나 승용차보다 조금 더 큰 4.5톤 정도까지는 드나들 수 있는 도로 형태가 되니까"
공장 소유주들은 인도를 차도로 바꿔봤자 대형 화물차가 드나들 수 없는 만큼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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