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1년에 150만 명의 관광객이 찾던 경기도 화성의 제부도가 최근 '유령 섬'으로 변했습니다.
관광 활성화를 위해 10년 가까이 묵인했던 펜션과 횟집 등 불법 건축물을 한꺼번에 단속하면서 벌어진 일인데,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바닷길이 열리면 천혜의 갯벌을 드러내는 섬, 제부도.
한해 150만 명이 찾는 경기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 이 섬의 펜션과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횟집 수족관에는 죽은 물고기가 방치돼 있고, 전기세 납부를 독촉하는 스티커도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인터뷰>김현숙(주민) : "전기세며 TV 수신료며 나가는 게 많아요, 그런 걸 하나도 못 내고 있으니까 피가 마르는 심정이죠. "
화성시가 이 섬이 자연환경보전지역이라며 지난달부터 펜션과 식당 등 불법 건축물에 대해 강제 철거를 통보하면서 불거진 일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2백여 곳이 넘는 펜션과 식당이 영업해왔지만, 화성시가 이를 묵인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김민철(주민) :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관행으로 놔뒀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갑자기 이렇게 (단속)해버리면 여기 있는 서민은 다 죽으라는 얘기니까요. 그동안 세금 다 내고 있었어요."
실제로 지난 2010년에 12건이었던 불법 건축물 단속은 이듬해 134건으로 10배 가량 많았습니다.
<녹취>화성시청 관계자 : "시간이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지금와서 (단속을) 하려니까 행정에 무리가 발생하고 있는 건데요"
주민들은 화성시가 생계대책을 마련할 시간도 주지 않고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며 섬 입구 봉쇄까지 고려하고 있어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