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민간인 사찰 정황이 담긴 총리실 문건 공개의 파장이 확산되고있습니다.
특히 정부에 비판적인 노조와 언론인들이 다수 사찰 대상에 포함돼 논란이 되고있습니다.
정인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모두 2600여 건의 총리실 내부 문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청와대 지시 사건을 의미하는 이른바 '하명 사건 처리부'입니다.
2010년 수사 땐 김종익 전 KB 한마음 대표 등 두 건만 목록이 공개됐지만, 이번에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서울대병원 노조 등 촛불집회 관련 단체들과 사립학원 이사장, 심지어 산부인과까지 전체 25건의 절반 가량이 민간 영역에 해당됩니다.
<녹취>윤춘호(공공연맹 선전실장) :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이니까 더 민감하게 반응했던 거죠. 저희가 추측하기에는."
정치인들과 삼성측 장학재단, 방송사 사장들과 주간지 편집장, PD수첩 제작진 등 언론인들도 대거 목록에 올랐습니다.
특히 방송사 관련 동향 보고서는 청와대 하명사건으로 명시돼있습니다.
문건 대부분은 지원관실의 고유업무인 공직 감찰과 동향 보고지만 상당수 민간 영역이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고유 업무 역시 도청과 미행 등 불법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한 고위공직자의 동향 보고서엔 내연녀와 술을 마시고 편의점에서 함께 물건을 사는 등 모든 동선이 분 단위로 적혀있고, 얼굴 표정에 대화 내용까지 적시돼있습니다.
공개된 문건은 당시 7개 감찰팀 중 한 팀이 작성한 것이어서 훨씬 더 많은 문건이 존재했을 거라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