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도입 석달째…무늬만 알뜰?

입력 2012.03.31 (09:15)

<앵커 멘트>

석달 전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을 싸게 파는 알뜰주유소를 열었는데요,

지금은 일반 주유소와 별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비싼 경우까지 생겨나 당초 취지가 무색해져 버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이재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처음 문을 연 알뜰주유소.

치솟는 유가 때문에 차량들이 계속 이어집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싸지 않는 기름값에 실망하는 운전자도 많습니다.

<인터뷰> 이화수(경기도 수원시) : "별 차이가 없는 거 같아요. 싼 데와 비교해서 20원 정도 (저렴한 것 같다.)"

서울지역 1호점 사정은 더욱 어렵습니다.

휘발유 1리터 가격은 2천 57원.

주변 주유소보다 오히려 2-30원 비싼 까닭에 주유 차량이 70% 가량 줄었습니다.

<인터뷰> 황보찬(서울 시흥동 알뜰주유소 주유반장) : "(운전자들이)들어와서도 다시 물어봐요. 알뜰 주유소가 가격이 이 가격이 맞는지..."

전국 1호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석 달 전보다 155원 상승해 전국 평균가 상승폭보다 43원 높습니다.

서울지역 알뜰주유소도 두 달 만에 108원이 올라가 평균보다 37원 더 상승했습니다.

문제는 정유사의 공급가입니다.

특정 정유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인근 주유소의 공급가는 1950원에서 1955원,

반면 알뜰주유소의 공급가는 1956원으로 더 비쌉니다.

리터당 50원 싸게 공급받아 팔겠다던 당초 정부 취지가 무색합니다.

알뜰주유소로선 이윤이 3% 이하로 떨어져 최소 운영마저 힘들 지경입니다.

서울에서 알뜰주유소 2호점이 나오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호영(경기도 용인 알뜰주유소 소장) : "아무리 적게 마진을 가져가려고 해도 공급가 자체가 워낙 높다 보니깐..."

정유사의 공급가가 내려가지 않는 한 알뜰주유소라도 가격을 낮추기란 극히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알뜰주유소의 기능 회복과 기름값 안정을 위해선 석유시장의 독과점 체제를 허물고 경쟁을 도입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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