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까막딱따구리 번식 비밀 포착

입력 2012.06.24 (21:43)

수정 2012.06.24 (22:25)

<앵커 멘트>

천연기념물 가운데 가장 보기 힘든 새 중 하나가 까막딱다구리라고 하네요.

이 까막딱다구리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함께 보시죠.

함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구름에 잠겨 신비스런 모습을 더하는 가야산.

조선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계곡을 비롯해 원시림이 잘 보존돼 야생 동식물에겐 천혜의 서식집니다.

깊은 숲 속에서 새 한 마리가 나무를 파고 있습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속에도 둥지 만들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온몸이 까맣고 정수리만 붉은 게 특징인 멸종위기종 까막딱다구리입니다.

둥지를 만든 지 한 달 뒤 까막딱다구리 부부는 4개의 알을 낳았습니다.

3주 뒤엔 새끼들이 모두 알에서 깨어났습니다.

어미 새는 바빠졌습니다.

뱃속에 넣어 둔 먹이들을 새끼에게 먹이느라 숨 쉴 틈 없이 부리를 움직여댑니다.

초기 부양 과정에서 아빠와 어미 새의 역할은 철저히 분리돼 있습니다.

<인터뷰> 전세근(가야산국립공원 주임): "암컷은 주간에 아기를 돌보기 위해서 먹이를 날라 주고요. 야간이 되면 수컷이 날아와서 둥지를 지키고 배설물을 처리합니다."

새끼들은 태어난 지 20일 만에 부모 새와 함께 다른 곳으로 날아갔습니다.

<인터뷰> 권영수(국립공원관리공단 팀장): "둥지를 떠난 뒤에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않습니다. 독립해서 홀로 살아가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태어난 지 1주일 만에 한 마리는 죽었습니다.

이렇듯 까막딱다구리 새끼의 생존율은 20%에 불과합니다.

멸종위기의 천연기념물 중에서도 찾아보기 가장 어려운 새여서 지금까지 개체수 조사나 학술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산란에서 부화, 초기 양육까지의 과정이 영상에 포착된 것은 아주 드문 일이어서 앞으로 까막딱다구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KBS 뉴스 함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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