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승리 번복 왜? ‘황당한 4강 실패’

입력 2012.07.29 (23:31)

수정 2012.07.29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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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가 다 끝난 뒤 판정을 가지고 비디오 판독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 심판 고유의 권한을 침해한 것입니다."



한국 남자유도 66㎏급의 메달 기대주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심판의 승리 판정이 번복되는 황당한 상황을 겪으며 4강 진출에 실패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준호는 29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에비누마 마사시(일본·랭킹 4위)와 연장 접전 끝에 판정승을 거뒀지만 주심의 승리 선언 직전 심판위원장의 개입으로 판정이 번복돼 오히려 판정패를 당했다.



애초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기뻐했던 조준호는 갑작스러운 판정 번복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지으며 매트를 지켰고, 관중들도 뒤바뀐 판정을 조롱하며 야유를 보냈다.










▶ 관련 중계 영상 보기 : 조준호 황당한 판정패 [유도 66kg 8강]





결국 조준호가 고개를 떨어뜨린 채 경기장을 떠나자 관중은 기립박수로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날 심판 판정은 경기 때부터 엉성했다.



조준호는 경기 종료 직전 에비누마에게 허리후리기 되치기 기술을 당해 넘어졌고, 주심은 에비누마의 유효를 선언했지만 판정은 금세 번복됐다.



넘어지면서 조준호의 옆구리가 매트에 닿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유효 판정은 취소됐다.



결국 연장전을 합쳐 8분의 혈투 끝에 조준호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에비누마를 꺾는듯했다.



매트의 심판 3명이 모두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그때 심판위원장이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보냈다.



한참동안 비디오 판독에 나선 심판위원장은 심판을 불러 얘기를 나눈 뒤 재판정을 지시했고, 결국 3명의 심판들은 모두 에비누마의 승리로 판정을 번복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정행 대한유도회장이 항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강동영 대한유도회 사무국장은 "연장전에서 에비누마가 기술을 건 이후 소극적으로 경기에 나서 심판들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한 것으로 보였다"며 "판정이 내려진 것을 뒤바꾼 것은 처음 봤다"고 밝혔다.



강 국장에 따르면 주심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하기 직전 심판위원회에서 판정을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각 대륙별 심판위원장으로 구성된 심판위원회의 한 위원이 판정에 문제가 있다고 위원장에게 건의했고, 이를 위원장이 수락하면서 비디오 판독을 하기에 이르렀다.



스페인 출신의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 심판위원장은 비디오 판독을 마친 뒤 연장전에서 기술을 걸었던 에바누마에게 포인트를 주면서 승부가 뒤집히고 말았다.



강 국장은 "유도 규정에도 경기장 안에서의 모든 권한은 심판에게 있는 것으로 돼 있다"며 "3명의 심판이 합의를 내린 판정을 가지고 비디오 판독을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리 판정이 번복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심판위원회는 주심이 최종 판정을 내리기 전에 이의 신청이 들어온 만큼 판정 번복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곳은 심판 고유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판정에 대해 AFP 통신은 "웃음거리가 된 장면이 유도 8강전에서 펼쳐졌다"며 "3명의 심판이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심판위원회의 황당한 개입으로 판정이 바뀌었다"고 조롱했다.



자국 선수가 승리한 일본의 교도통신 역시 "‘바보 삼총사(The Three Stooges)’ 영화를 패러디한 것처럼 3명의 심판이 잠깐의 회의를 마치고 처음 내린 판정을 번복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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