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세동기 설치 의무화, 업자만 배불리나?

<앵커 멘트>

심장이 멈췄을 때 전기충격으로 다시 뛰게 하는 장치, 즉 자동제세동기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법 개정으로 이달 5일부터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도 이 제세동기를 설치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승복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심장마비 환자에게 필요한 심폐소생술.

마지막엔 심장충격기, 즉 자동제세동기로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듭니다.

자동제세동기는 보건소나 구급차, 각종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돼 있는데, 앞으로는 50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도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처벌조항은 없습니다.

<인터뷰> 양병국(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 "처벌까지 가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라고 판단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협의해서 설치가 이뤄지면 가능하겠습니다."

설치 비용이 기기 한대당 2~3백만 원에 이르지만 정부 지원금은 전혀 없어 법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반대로 아파트 설치가 활성화돼도 문제가 남습니다.

제대로 쓸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느냐 하는 겁니다.

기기 활용을 위한 국민 교육과 홍보가 필수적이지만 실제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다만 올 연말까지 전국 아파트 관리소장 4천8백여 명에게 간단한 사용법을 교육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이중의(교수/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 "같이 사용하더라도 환자의 소생성공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교육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법대로라면 신규 설치 대상 아파트만 전국에 10만 동.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면 업자들 배만 불리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