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고의 패배’ 한국 징계 위기

입력 2012.08.01 (15:31)

수정 2012.08.01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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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런던올림픽 배드민턴에서 불거진 '져주기 파문'으로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인도네시아까지 국제연맹의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개조, 8명을 대상으로 1일 오후(현지시간) 청문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고의 패배 의혹이 불거진 왕샤올리-위양(중국) 조와 정경은-김하나(한국) 조의 조별리그 A조 경기, 하정은-김민정(한국) 조와 멜리아나 자우하리-그레시아 폴리(인도네시아) 조의 조별리그 C조 경기가 조사 및 징계 대상이다.

이들 8명의 선수가 모두 조사 대상이며 어떤 수위의 징계를 검토 중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BBC 방송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BWF는 성명을 내 "이들 선수가 경기에 이기려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그런 방식의 행동은 분명히 스포츠에 대한 모욕이자 해악이다"라고 비난했다.

당초 한국은 중국 선수들의 의도적인 져주기 문제를 제기했으나 BWF에서는 우리 선수들 역시 이기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랭킹 1위인 왕샤올리-위양 조는 A조 2위를 차지해야 결승 전까지 자국 동료인 톈칭-자오윈레이 조를 만나지 않기 때문에 정경은-김하나 조를 상대로 일부러 엉성한 플레이를 해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외신들은 중국은 물론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승리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배드민턴 복식이 중국과 한국의 서로 져주기 시도에 희극으로 전락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선수들도 중국의 황당한 플레이를 그대로 따라해 심판으로부터 함께 경고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어진 하정은-김민정 조와 자우하리-폴리 조의 C조 경기에서도 서로 지려는 듯한 소극적인 플레이가 펼쳐져 심판이 블랙카드를 꺼내들었다가 철회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앞서 '고의 패배'로 A조 2위를 차지한 세계랭킹 1위인 왕샤올리-위양 조를 8강에서 피하려면 C조에서 2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배드민턴 선수들이 이익을 위해 일부러 졌다"며 "이날 두 경기가 올림픽 배드민턴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평가했다.

다만 선수와 코치들 사이에서는 한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 '절대강자'인 중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좀더 큰 것이 사실이다.

불가리아 배드민턴 대표 페트야 네델체바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한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불가리아 선수 알레시아 자이차베도 "중국은 작년에도 그런 식으로 (승부를 조작해) 20여차례나 자국 선수들끼리의 경기를 피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의 한 지도자는 로이터 통신에 "그건 중국 선수들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독일 남자단식의 마크 츠비블러는 2008년 토마스컵 대회에서 한국이 더 강한 팀을 피하려고 영국에 일부러 진 일이 있다며 한국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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