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전력 비상…산업계 절전 노력 안간힘

입력 2012.08.09 (22:05)

<앵커 멘트>

연일 전력사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예비 전력이 2~3백만 킬로와트의 한계선을 넘나들면서 두 차례 주의 경보에 이어 오늘은 또 '관심'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전력 소비는 이미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다음주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업들은 대정전 블랙아웃 상황까지 상정하며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산업체의 자구노력을 정영훈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화선이 묻혀 있는 지하 12층 깊이의 통신구,

땅속 38미터.. 이곳의 온도는 연중 13도 정도로 일정합니다.

이 찬 공기를 끌어 올려 통신 장비를 식히면서 KT는 냉방 비용을 10분의 1로 줄였습니다.

<녹취> 정기정(KT 네트워크 팀장) : "(지하 냉기 냉방을)10개소 정도만 적용해도 연간 12억 원 이상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대형 건물 지하 저장고에 얼음이 가득합니다.

전력 사정이 나은 심야시간에 얼린 얼음을 낮에 녹여 냉방에 활용합니다.

<녹취> 박병호(SK 이노베이션) : "25% 정도를 절감하고 있는데, 그걸 액수로 따지면 연간 3억원의 에너지가 절감되고있습니다."

은행을 포함한 아이티 기업들은 '블랙아웃' 즉 대규모 단전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합니다.

비상 발전기는 기본... 단 1초라도 정전되면 데이터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기 때문입니다.

정전이 되더라도 이같은 축전지를 통해 발전기가 가동되기 전까지 평균 두시간 정도 전산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습니다.

아예 전기를 직접 만들어 전력난을 이겨내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제철 과정에서 나온 폐열 등으로 발전소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같은 자가 발전으로 포스코는 전기 사용량의 80%, 현대 제철은 37%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원전 52기를 멈추고도 올여름 우리보다 오히려 높은 전력 예비율을 보인 데는 전체 전력의 19%에 달하는 민간의 자가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녹취> 정희정(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 : "아파트단지 또는 기업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전기들을 짓도록 하고 그래서 분산형 전력정책이 확산되는 것이 가장 중요..."

연일 예비전력이 한계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오늘도 5천 5백여 기업이 조업중단으로 300만 킬로와트의 소비를 줄임으로써 전력 위기를 넘겼습니다.

KBS 뉴스 정영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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