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위협하는 ‘불량 혈액 냉동고’

입력 2012.09.05 (13:08)

수정 2012.09.05 (19:01)

<앵커 멘트>

수혈에 쓰이는 혈액을 보관하는 냉동고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받습니다.

하지만, 품질이 인증되지 않은 혈액 냉동고가 의료기관에 폭넓게 유통되고 있어서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위험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한승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헌혈의 집입니다.

문서상으로는 식약청으로부터 허가받은 냉동고를 납품받은 것으로 돼있습니다.

하지만 허가제품이 아닙니다.

허가받은 대로라면 냉각기 2개가 달려 있어야 하지만 제품을 뜯어보니 냉각기 1개만 달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녹취> 헌혈의 집 관계자 : "냉각기가 두 개 붙어 있어야되는 건 사실은 뜯어보기 전에는 저희가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고.."

실제 전국 헌혈의 집 17곳의 냉동고 20대가 냉각기가 1개만 달린 것으로 드러나 해당 냉동고는 모두 교체됐습니다.

냉동고를 납품한 업체는 3개월 동안 냉동고 제조를 할 수 없게 됐습니다.

<녹취> 업체 관계자 (음성변조) "컴프레셔 (냉각기) 2대를 넣어야되는 원칙은 알지만 -35도는 하나만으로도, -40도는 하나만으로도 되거든요."

냉각기 2개가 있으면 하나가 고장 나면 다른 하나로 대체할 수 있지만 하나밖에 없으면 대체할 수 없어서 혈액이 변질되기 쉽습니다.

<인터뷰> 권석운(서울아산병원 교수) : "(냉각기가) 과부하가 걸릴 경우 혈액 보존 온도가 상승하게 됨으로써 혈액 응고 인자가 활성을 잃게 돼서 그 혈액은 수혈용 혈액으로 적당치 않게 됩니다."

적발된 업체는 헌혈의 집뿐 아니라 각종 병원과 보건소에도 수년 동안 냉동고를 납품해 왔습니다.

업계에선 현재 의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을 불량 혈액 냉동고가 전국적으로 백 대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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