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어린이 ‘경제 교육’ 어떻게?

입력 2012.09.05 (21:59)

수정 2012.09.05 (22:49)

<앵커 멘트>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은 한 백화점 아동 의류 매장입니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유아 아동용품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데요,



10년 전 8조 원에서 지난해 30조 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이른바 ’키즈 산업’은 아이 용품이라면 쉽게 지갑을 여는 부모들 덕분에 불황을 모르는 분야가 됐습니다.



실태를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육아용품 박람회장



출산을 앞두고 육아 용품을 사려는 부부들로 북적입니다.



<인터뷰> 김정현(경기 평택시) : "부모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몸에 거부감 없이 편안한 제품을 해주고 싶죠."



고가일수록 인기가 높아 수입산 유모차의 경우 170만 원에서 270만 원대로 국산보다 10배 이상 비싼데도 첫날 다 팔려 추가 주문까지 받았을 정돕니다.



<인터뷰> 박영배(수입 유모차 업체 대표) : "(고가 제품이 예전에는)브랜드 홍보의 상징적 역할을 했는데, 이번 전시회 때만 하더라도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유모차) 수량이 모두 다 소진되고..."



유명 브랜드의 아동 용품은 불황을 모릅니다.



백화점의 가을겨울 신상품 매장에서는 80만 원대 코트와 백만 원대 패딩 점퍼까지도 잘 팔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까지 이 백화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 상승에 그친 반면 육아용품은 20% 가까이 늘었습니다.



비싼 제품들이 더 인기를 얻는 현상에는 우리 사회의 지나친 과시적 소비 행태가 투영돼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정윤선(녹색소비자연대 시민권리센터) : "가격이 비싸면 당연히 (품질이) 좋을 거라는 생각에 품질이나 안전에 대해서는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노리고 업체들이 외국에 비해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만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은 자녀들에게도 자칫 잘못된 소비 기준을 갖게 해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멘트>



일부 아이들 이야기지만 이렇게 비싼 옷에 비싼 가방을 메고 다니다 보니 과소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경제교육은 제대로 받고 있는 걸까요?



이영풍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자세하게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중학교 사회 교과서입니다.



경제편의 내용을 한 번 볼까요?



소비자란 무엇인가?



국민 총생산이란 어떤 뜻인가?



이런 경제 기초 개념들이 주로 나열돼 있습니다.



입사시험에 나올 법한 소재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반면 저축상품과 주식시장 등 실생활에 자주 접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고 실제 수업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를 보면요, 생활 경제를 가르치는 시간이 크게 부족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보시는 대로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은 연간 120에서 220시간이 배정돼 있는데요.



반면 경제는 개별과목이 아닐뿐더러 내용이 포함된 ’바른생활’과 (64시간) ’슬기로운 생활’(96시간)의 수업시간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가정에서의 교육도 마찬가집니다.



한 금융 기관의 조사를 보면 자녀에게 앞으로 어떻게 돈을 쓰고 관리할 것인지, 즉 경제 교육을 한다는 부모의 비율이 36%에 그치고 있습니다.



올바른 경제 생활을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는 물론 생활 속에서 경제 원리를 익히고 합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 해법을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국내 한 금융기업의 학생 대상 경제교실입니다.



<녹취> "경기전망을 내가 하고 미리 그 앞에 서 있으면 미리 돈을 벌 수 있겠지요?"



늘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용돈을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지, 돈을 불리자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등 생활 속 경제와 관련된 지식을 배웁니다.



<인터뷰> 서 사무엘(서울 대영초등학교) : "저축을 한 다음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는데요, 참 재밌어요."



올 들어 8개 금융기관들이 교육기부 형식으로 마련한 이같은 경제 교실은 3만 여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참가했을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최근 들어 체험을 통해 경제 교육의 효과를 거두는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쓰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사고 팔 수 있도록 지역사회나 학교가 운영하는 벼룩시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임영식(교수/중앙대 청소년학과) : "자기 규모에 맞는 바람직한 소비행동 165102 타인을 배려하는 소비생활 이런 것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교육이나 소비교육의 중요 영역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릴 때 습관이 성인으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바른 경제 생활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합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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