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연말 음주운전 급증…“단속 기준 강화”

입력 2012.12.21 (21:26)

수정 2012.12.22 (17:44)

<앵커 멘트>

술 자리가 많은 연말인데요.

경찰이 연말 특별단속까지 하고 있지만 아직도 가볍게 한 잔했다며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12월이면 음주사고가 늘어나는데요.

월 평균 음주사고 건수보다 8%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달리는 흉기,음주운전에 대해 짚어봅니다.

먼저 음주운전의 피해 실태를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승용차 한 대가 신호를 기다리던 택시를 들이받더니, 그대로 횡단 보도를 덮칩니다.

한 승용차가 앞서 가던 차량을 갑자기 들이받습니다.

이 사고로 일가족 4명이 숨졌습니다.

모두 음주운전 사고입니다.

<인터뷰> 음주교통사고 유가족 : "이건 살인이야 완전히. 술을 먹어도 적당히 기분 좋게 먹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만취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건 살인이야."

20년 가까이 택시를 운전하며 다복한 가정을 꾸려왔던 49살 박재진 씨.

지난 3월 만취 운전자의 승용차에 부딪혀 다리를 크게 다치면서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운전대를 놓은 채 8개월 넘게 바깥출입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진(음주교통사고 피해자) : “집사람도 나름대로 얼마라도 벌겠다고 세 살짜리 애 데리고 (아침) 6시에 나가서 7~8시에 들어오고... 마음적으로 힘들죠.”

남편 병수발에 아들,딸까지.. 하루아침에 아내는 다섯 식구의 생계를 떠맡았습니다.

<인터뷰> 전희자(음주사고피해자 부인)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일단...다리가 어느 정도 나아야 하는데..아직.."

이처럼 음주운전 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사람은 해마다 5만여 명.

연간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도 6천 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고통이 가족들에게까지 평생의 짐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신 것처럼,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큰 피해를 입히는데요,

음주운전의 위험성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손원혁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유흥가마다 요즘 밤이면 음주운전 단속이 자주 이뤄집니다.

하지만 음주를 가볍게 여기는 운전자들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요.

다름아닌 중독성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을 분석했더니 한 사람이 두 차례 이상 단속에 걸린 경우..즉 음주운전을 반복한 경우가 40%를 넘습니다.

한 번 음주운전을 하면 상습적으로 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특히 베테랑 운전자도 음주 운전엔 속수무책입니다.

운전경력 20년인 40대 운전자가 시속 20킬로미터로 굽은 길을 달리는 상황을 실험해봤습니다.

정상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주행을 하지만.... 면허 취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가 넘는 운전자는 이리저리 계속 부딪칩니다.

이와관련해 미국 교통안전청이 음주운전시 몸의 반응을 분석한 자료를 살펴볼까요.

소주 석 잔 정도 마실경우입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05% 정도인데요. 괜찮겠지 하실지 몰라도 이때부터 돌발상황에서 반응이 더뎌집니다.

한 두잔 더 드시면 혈중 알코올농도가 0.08정도에 달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속도조절 능력이 떨어져 속도위반을 하기 쉽습니다.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농도 0.10%가 넘으면 차선 유지가 힘들고 제동능력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렇듯 심각한 음주운전의 폐해 어떻께 줄일 수 있을까요?

대안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혈중 알코올 농도 0.029% 면허정지 수치인 0.05%에 못 미쳐 훈방됩니다.

<인터뷰> 음주운전자 : "저는 (음주운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유럽의 노르웨이나 스웨덴에서라면 단속 됐을 수치입니다.

단속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2%.

프랑스에선 지난 7월부터 음주측정기를 차량에 두도록 의무화하기까지 했습니다.

자발적인 측정을 위해섭니다.

음주운전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 우리나라는 어떨까?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예 단속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최소 단속 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낮출 경우 한해 사망자 500명이 줄어든다는 연구기관의 분석도 나옵니다.

<인터뷰> 설재훈(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 : "일본은 음주단속 기준을 0.05%에서 0.03%로 낮추는 등 엄벌 정책을 통해서 10년 만에 4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와 함께 상습 음주운전을 질병으로 보고 적극적인 병원 치료를 유도하는 한편 재발 가능성을 평가해 운전면허 재발급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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