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리 ‘165억 횡령’…2년 동안 몰라

입력 2012.12.21 (21:34)

수정 2012.12.22 (17:57)

<앵커 멘트>

삼성전자의 대리급 직원이 회삿돈 백65억 원을 횡령해 도박에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초일류 기업을 자처하는 '관리의 삼성'은 2년 동안이나 해당 직원의 비리를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김시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삼성전자 재무팀 박 모 대리의 회삿돈 빼돌리기는 2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거래처와의 대금 정산서류를 위조했습니다.

이미 대금 지급이 끝난 거래처의 청구서를 보관하고 있다가 날짜와 금액 부분을 고쳐 새로 청구서가 온 것처럼 꾸며 차명계좌로 돈을 보낸 겁니다.

범행은 점점 더 대담해졌습니다.

7만 2천 원 짜리 출금 전표를 작성해 법인 인감 도장을 찍은 뒤 실제 돈을 찾으러 갈 때는 앞에 숫자를 더 써 넣었습니다.

7만 원 짜리 전표가 9천3백만 원 짜리 전표가 된 겁니다.

박 대리는 아무 것도 쓰여 있지 않은 백지 출금전표에 법인 인감 도장을 받은 뒤 한 번에 최대 13억 5천만 원을 횡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돈은 2년 동안 165억 원.

환치기 업자를 통해 해외계좌로 돈을 송금한 뒤 마카오 등에서 원정 도박에 탕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범행을 2년 동안 모르고 있다, 자체 감사에서 적발했다며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삼성은 직원이 마음 먹고 위변조할 경우 적발하기 쉽지 않으며 개인적인 범죄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횡령 사건으로 내부 통제의 일류기업으로 불리던 삼성은 대외 신인도와 이미지에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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