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쌓이는 ‘사용 후 핵연료’ 재활용이 대안

입력 2013.01.20 (21:19)

수정 2013.01.20 (22:13)

<앵커 멘트>

올 겨울 극심한 전력난 속에 원전을 더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더 시급한 건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 연료입니다.

현재 각 원전에서 임시로 보관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 양이 대부분 70%를 넘어 3년 뒤인 2016년부터 처리장 부족 사태가 시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김 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월성 원자력발전소입니다.

원자로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사용후 핵연료'가 발전소 내 임시 저장시설에 분산 보관돼 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는 연간 127톤, 5년 뒤인 2018년이면 저장시설은 포화 상태가 됩니다.

2016년 고리원전을 시작으로 영광, 울진 등 다른 원전도 줄줄이 포화 상태에 다다릅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핵연료 처리장은 고사하고 전세계 20개 나라에서 가동중인 '중간저장시설'조차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이렇게 발전소 안에 임시로 저장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

하지만, 이곳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장이 아니라, 원전 근로자들이 사용한 작업복이나 장갑, 용기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사용후핵연료처럼 위험도가 높은 고준위 폐기물은 들어올 수 없습니다.

결국, 대책 없이 쌓여만 가는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이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습니다.

KBS 뉴스 김석입니다.

<앵커 멘트>

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현재 우리나라에선 사용후 핵연료를 매립하지 않고 다시 재활용하는 '파이로 프로세싱'이란 연구가 한창 진행중인데요.

연구 현황과 과제를 박경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사용후 핵연료를 다시 쓸 수있게 재활용하는 '파이로 프로세싱' 연구시설입니다.

5월에 정식 준공될 예정으로 연간 10톤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이한수: "이 정도의 규모는 세계 최초라고 말할 수 있고 현존하는 시설 가운데 세계 최대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라늄을 원전에서 태우고 나면 98%의 우라늄은 타지 않고 그대로 남게 됩니다.

남아있는 이 우라늄만 분리해 다시 발전용 연료로 만들어주는 것이 파이로 프로세싱 기술입니다.

핵폐기물의 부피를 1/100까지 줄일 수 있어 폐기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재활용 기술은 2020년쯤 실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활용 기술은 원자력발전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입니다.

그러나 실용화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당장 내년 3월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야합니다.

1974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은 미국의 허가없이 사용후 핵연료를 변형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핵무기로 전용될 우려 때문인데 우리의 기술은 이런 가능성이 없습니다.

<인터뷰>허진목: "파이로프로세싱은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플루토늄같은 물질들을 분리할 수 없는 기술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재협정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최근 미국 측에 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대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했습니다.

당장 2016년부터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할 곳이 부족해지는 만큼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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