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건설사가 독성 발파암 불법 매립

입력 2013.01.22 (21:20)

수정 2013.01.22 (22:05)

<앵커 멘트>

고속도로 공사를 하는 한 건설업체가 터널을 파면서 나온 바위 덩어리들을 멀쩡한 논에 파묻었습니다.

농심을 울린 불법 매립현장을 송명희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경기도와 강원도를 잇는 제2영동고속고도로 터널공사 현장.

대형 트럭들이 터널 속을 부지런히 드나듭니다.

발파로 깬 암석과 흙을 밖으로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공사장에서 1.7킬로미터 떨어진 논.

크고 작은 바위덩어리들이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주변 땅이 온통 이런 발파암으로 1~2미터씩 돋워져 있습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토지주들이)논 자체가 주변 지대보다 좀 낮다 보니까 자기들이 성토를 요청한 것이고요..."

농지 성토재로 쓸 수 없는 바윗덩어리지만, 이미 논을 뒤덮어 버렸습니다.

<녹취> 여주군 관계자(음성변조) : "돌이 있는 상태에서는 어쨌든 농사를 못 지을 거 아니예요. 지금 상태로 하면 당연히 문제가 있죠"

건설사는 이 농지를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돌과 흙을 모아두는 장소 즉, 사토장으로 토지주에게서 토지사용승낙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여주군에선 관련 허가를 내 준 적이 없습니다.

공사업체는 당초 바위덩어리를 버리기 위해 공사장에서 3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 사토장을 만드는 것으로 설계했지만, 공사장에서 더 가까운 이 논을 불법 사토장으로 써 온 것입니다.

<녹취> 건설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설계된 사토장은) 진입도 안되고 사토장으로 사용할 수 없는데 이게 민자사업이다 보니까 설계가 좀 미흡해 가지고..."

더 큰 문제는 토양 오염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불법 매립된 발파암 속에는 숏크리트라고 하는 이런 독성 폐기물도 뒤섞여 있습니다.

<인터뷰> 강성호(환경실천연합회) : "(숏크리트는)시멘트 성분으로 급결재가 포함이 돼있습니다. 그 속에는 수은이나 납,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이 다량 함유돼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훼손된 논은 만 오천여 제곱미터, 불법 매립된 발파암은 2만 세제곱미터, 15톤 트럭으로 대략 천 대 분이 넘습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여주군은 뒤늦게 건설업체에 해당 농지를 원상복구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현장추적 송명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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