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폐기 대상 ‘노후 가스통’ 무방비 유통

입력 2013.02.06 (21:14)

수정 2013.02.06 (21:59)

<앵커 멘트>

주택가에 방치된 LP가스 용기들입니다.

이런 가스통들에 대해 정부가 지난 2011년부터 사용연한제를 도입했는데요.

만든 지 26년이 지나면 강제로 폐기해야 합니다.

가스 누출이나 폭발 위험이 커지기 때문인데 폐기돼야 할 이런 가스용기들의 상당 수가 시중에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손원혁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강원도 삼척에서 27명의 부상자를 낸 가스 폭발 사고.

가스 용기에서 새어나온 LP가스가 원인이었습니다.

서울의 한 반찬 가게.

LP가스 용기에 1983년에 생산됐다는 숫자 83이 보입니다.

26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미 폐기됐어야 할 용기입니다.

이 동네에서도 폐기됐어야 할 85년산 가스 용기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계속된 도색으로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조차 없는 용기가 비일비재합니다.

가스 충전소나 판매소는 하나에 6만 원이 넘는 비용 때문에 새 용기 구매를 꺼리는 상황.

가스 용기가 여러 충전소와 판매소로 돌고 돌기 때문에 소유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OO LPG충전소 관계자 : "자꾸자꾸 사야 하는데 그런 애로 사항이 있다 보니까 눈치를 보는 상황이죠. 딴 데서 사면 우리도 적극적으로 사죠."

LPG용기 검사소에서 폐기 용기에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충전소에 그대로 돌려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LPG용기 검사소 관계자 : "(구멍을) 안 뚫는 게 아니라 그냥 내버려 두는 거예요. (충전소에서)나중에 쓰려고."

문제는 오래된 가스통의 사고 위험입니다.

오래된 가스용기는 받침대의 손상이나 부식으로 쓰러질 수 있고 용접 부위에 생기는 미세한 구멍으로 가스가 누출돼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청균(홍익대학교 교수) : "(25년 이전 용기는)8.1%의 불량률을 나타냈죠. 이전 용기에 4.1~4.7%에 비하면 두 배 정도 높은 것이기 때문에..."

오는 2015년까지 폐기해야 할 용기만 4백 33만개.

현재 유통량의 42%에 해당합니다.

지식경제부와 가스안전공사는 실제 용기 몇 개가 폐기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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