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대진 ‘눈치보기 태업’ 주의보

입력 2013.02.08 (16:58)

수정 2013.02.08 (20:37)

'오얏나무 아래선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고 했다.'

프로농구가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눈치보기 태업'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올 시즌은 유난히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그 때문에 정규시즌 순위를 의도적으로 낮춰 플레이오프나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익을 취할 유인이 커졌다.

순위 다툼이 가장 치열한 곳은 두 군데다.

인천 전자랜드, 안양 KGC인삼공사의 3, 4위 구간과 부산 KT, 창원 LG, 원주 동부, 서울 삼성의 6∼9위 구간이다.

묘하게도 이 두 구간은 태업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변질할 우려가 크다.

3위와 4위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 못하는 것은 같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대진이 달라진다.

현재 선두 서울 SK는 정규시즌 최다승 기록경신을 예고하는 등 1위를 사실상 예약했다는 분석을 받고 있다.

구단들은 2위 울산 모비스보다 SK를 상대하기가 훨씬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플레이오프 2회전에서는 1위와 4, 5위의 승자, 2위와 3, 6위의 승자가 각각 맞붙는다.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SK를 피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3∼4위 구간에 있는 구단의 한 관계자는 "경기는 순리대로 해야 하지만 SK를 피하겠다는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수한 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눈치보기도 치열하다.

플레이오프 진출의 하한선인 6위 주변에 밀집한 5∼9위 구단이 유혹을 느끼는 부분이다.

올 시즌 SK, 모비스, 전자랜드 등 강호의 전력을 고려할 때 5∼9위권의 챔피언 도전은 무척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하고 하위권에 머물러 내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선 지명권을 얻으려 하는 구단이 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 드래프트에는 김민구, 김종규(이상 경희대) 등 몇 년에 한 번 나온다는 평가를 얻는 대어급 신인이 나올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농구계에서는 최근 LG의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를 두고 의혹을 제기하는 뒷말이 많이 나왔다.

LG는 신인 지명권과 커티스 위더스를 받고 로드 벤슨을 모비스에 넘겼다.

벤슨은 지난 두 시즌에 동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선수다. 올 시즌 6강 경쟁의 중심에 있는 LG에서 주축 골밑 요원으로 활약했다.

한국농구연맹(KBL) 홈페이지와 구단 게시판에는 소수 구단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 방송사 해설위원은 "최근 몇몇 구단의 경기를 볼 때 전문가의 눈에도 의심하기에 충분한 전술 운영이 눈에 띌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수 농구 팬들의 의심에 그칠 일이 아니다"며 "리그 전체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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