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정지현, 동반 새 도전 ‘한계 넘자’

입력 2013.02.20 (14:11)

수정 2013.02.20 (14:17)

20일 강원도 양구군 양구문화체육관에서 열린 레슬링 1차 대표선발전에서는 나란히 비슷한 도전을 선택한 두 스타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25·삼성생명)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30·삼성생명)은 각각 한 체급을 올려 대회에 출전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원래 그레코로만형 66㎏급 선수인 김현우는 체급을 74㎏급으로 올려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김진혁(조폐공사)을 누르고 우승했다.

반면 정지현은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66㎏급으로 변경해 경기에 나섰지만 류한수(상무)와의 1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비록 성적은 달랐지만, 두 선수는 모두 상당한 부담을 안은 채 대회를 마쳤다는 점에서 비슷한 처지다.

패배하고 고개를 숙인 정지현은 물론이고 우승한 김현우도 "아직 절반도 완성되지 않았다"며 불만족스러워했다.

선수층이 비교적 얇은 국내에서는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국제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레슬링 선수들이 체급을 바꾸는 주된 이유는 감량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경기 때마다 많게는 10㎏ 이상의 체중을 줄여야 하는 과정은 고된 훈련 못지않게 고통스럽다고 한다.

그러나 체급을 바꿔 성공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체격과 힘 등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한 수 위에 있던 이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체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심권호(41) 코치에게 가능성을 묻자 "두세 차례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하는 일"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심 코치는 그러면서 체급 경기가 아닌 펜싱의 '땅콩 검객' 남현희(32·성남시청)를 예로 들었다.

단신이라는 불리한 신체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빠른 발놀림을 내세워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났듯이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 코치는 "아무래도 체격과 힘은 기존에 그 체급에 있던 선수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최대한 대등한 힘과 체력을 만드는 동시에, 상대의 기술과 습성을 연구하고 대응책을 개발하는 등 다른 부분에서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련미를 갖춰 매트 위의 모든 상황을 궤뚫어보는 '레슬링 도사'가 돼야 새로운 체급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

심 코치는 "다들 쉽게 해낸 일이라고 착각하곤 하지만, 나도 예전에 체급을 올릴 때 1년 정도는 힘들어하는 시기가 있었다"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길게 내다보고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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