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현실 직시가 시작이다

입력 2013.03.01 (07:35)

수정 2013.03.01 (07:58)

[이주흠 객원해설위원]

3.1절은 다시 돌아왔지만 일본은 제자리입니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70%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의 당면 목표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소야대를 깨는 것입니다. 우경정책의 본격화를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새 정부로서도 한일관계는 난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한계는 패전 후 침략과 비인도적 행위에 대한 단죄가 냉전으로 무산된 데 따른 것입니다. 그 결과 가해자로서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본인을 찾기가 쉽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베 정권에 몸담은 사람들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 한일관계를 걱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외교는 원하는 것이 아닌, 가능한 것을 얻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역사직시와 바른 청산은 일본의 한계 탓에 얻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본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가능한 것은 과거와 다른 새 역사를 여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비에 빈틈이 없어야 합니다.

한국경제를 힘들게 하는 엔저를 위해 G20과 미국의 지지를 얻고 경기부양책으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를 철저히 지지하는 인물에게 중앙은행을 맡긴 포석을 지켜보며 일본을 넘어설 채비가 급하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부터 자영업자들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나섭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 등 일본 측의 독도 침탈 행위에 대한 반발입니다. 반일 불매운동으로서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그래서 민간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양날의 칼이라서 통상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분명 원인은 일본이 제공하고 있지만 일본을 탓한다고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이 한일관계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두 나라 간의 새 역사를 여는 것 또한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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